피습 보름 만에 당무 복귀 첫 일성
"이번 총선 윤석열 권력 중간평가"
야권 분열 막아설 통합 메시지 부족
"최선 다했지만 이낙연 등 탈당, 안타깝다"
내일 저출생 지원 대책 민생 공약 직접 발표
수장 공석 사태로 멈춰선 총선 시계 재가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당무 복귀 일성으로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법으로도, 펜으로도 죽여보고, 그래도 안 되니 칼로 죽이려고 했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며 흉기 피습 사건의 배후로 여권을 겨누는 발언도 했다.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고 지지층을 결집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낙연 신당에 합류하려는 탈당 행렬을 막아설 통합 메시지가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표는 18일 저출생 지원 대책을 담은 민생 공약을 직접 발표하고 조만간 전국을 돌며 맞춤형 지역 공약을 선보일 예정이다. 2일 피습 이후 보름간 표류하던 민주당의 총선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목에 밴드 붙인 이재명, 尹 겨냥 "칼로 죽이려 해도 결코 안 죽어"
이 대표의 왼쪽 목에는 두툼한 밴드가 붙어 있었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피가 새어 나올 만큼 아직 회복이 덜 된 상태지만, 하루빨리 돌아오겠다는 대표의 의지가 컸다"고 전했다.
복귀 첫날 일정과 메시지는 '윤석열 심판론'에 맞췄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공개발언에서 "이번 4·10 총선은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권력에 대한 심판"이라며 "민주당은 국민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정권의 책임을 묻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백범 김구 선생 증손자를 총선 인재로 영입하는 행사에서도 "무도하고 퇴행하는 이 정권의 잘못을 문책해야 한다"며 "그것이 민주당이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실 관계자는 "이재명 복귀 일성은 윤석열 정부를 향한 선전포고"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여 공세엔 목소리 높였지만, 통합 메시지엔 말 아껴
반면 산적한 당내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낙연 전 대표 등 비이재명(비명)계 탈당과 당내 공천 잡음과 관련한 발언은 마지막 공개일정인 인재영입식 말미에서야 나왔다. 이 대표는 "통합과 단합을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 많은 최선을 다했지만 참으로 안타깝다"며 "당이 통합과 단결을 유지하고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민주당도, 저도 노력하겠다"고 짤막하게 입장을 밝혔다.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에 대해서는 "아직 공천한 것 없다. 경선한 것을 갖고 그러느냐"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쳤다. 그러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한, 혁신적인 공천"을 다짐했다. 비례대표 의석 배분방식을 놓고 혼선을 빚고 있는 선거제 문제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당내에선 비명계를 끌어안을 보다 선명한 통합 메시지가 나왔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수도권 중진의원은 "통합에 관해서 특별한 구상을 준비한 것 같지 않았다. 너무 추상적 메시지"라고 아쉬워했다. 탈당파 쪽에서는 "이 대표가 탈당을 막기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을 다했다는 것이냐. 분열과 혐오를 조장하는 메시지"(박원석 미래대연합 수석대변인)라고 깎아내렸다. 반면 민주당 관계자는 "이제 나갈 사람은 다 나갔다고 봐야 한다"며 "단일대오로 똘똘 뭉쳐 총선에서 승리하는 게 진짜 통합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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