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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사칭 의혹' 유엔해비타트 한국위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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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사칭 의혹' 유엔해비타트 한국위 고소

입력
2024.01.1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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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업무협약 후 3억9800만원 지급
초대 회장 박수현 전 수석도 고소 대상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11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고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11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고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유엔 산하기구를 사칭해 기업 등으로부터 기부금을 모은 의혹을 받는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한국위)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공식 승인받지 않은 국제기구 지부를 표방하면서 사업을 벌여 업무상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11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위를 사기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서울경찰청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고소 대상은 한국위와 초대 회장을 맡았던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전 회장인 최기록 변호사다. 김 사장은 "한국위는 유엔 승인을 받지 않고 유엔해비타트 로고를 무단 사용해 공식 인가를 받은 단체로 오인하게 했다. 이는 묵과할 수 없는 행위로 강력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SH공사와 한국위는 2020년 8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난해까지 국내 청년들을 대상으로 'SH어반스쿨' 프로그램을 통해 주거권 교육과 해외 탐방 등 사업을 진행했다. SH공사는 해당 사업을 위해 총 3억9,800만 원을 한국위에 지급했다. 김 사장은 "손해액을 산정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9년 서을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출범식이 열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9년 서을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출범식이 열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SH공사 역시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해당 단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김 사장은 "한국위가 국회 인가를 받았고, 대통령 축전도 있었던 만큼 공사 입장에서는 충분히 검증된 기구라 믿을 수밖에 없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공사도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지고, 내부 감사를 통해 다른 사업들 역시 문제가 없는지 전반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위는 1994년 설립된 시민단체 '한국 해비타트'와 별개 단체로, 2019년 9월 국회 사무처에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등록됐다. 홈페이지에서 스스로를 '국제기구 관계기관' '유엔 해비타트의 국가위원회로 소개했으며, 설립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축전을 보내 "유엔 해비타트 최초로 단일 국가위원회가 한국에서 탄생했다"며 축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유엔 승인을 받지않고 로고를 무단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같은 해 11월 국회사무처는 한국위의 법인 설립를 취소하고 영등포경찰서에 수사 의뢰를 했다.

출범 당시 초대 회장을 맡았던 박 전 수석은 논란이 이어졌던 지난해 9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위는 설립 준비단계부터 유엔해비타트와 협의를 거쳐 설립을 인정받아 사업을 진행했고, 유엔 산하기구를 사칭한 바 없다"며 "국가사무소는 행·재정의 재량권이 없는 상하 관계지만, 한국위는 권한과 의결권을 독립적으로 갖는 수평적 협력관계로 설계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한국위의 모든 활동을 악의적으로 엮어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정치 공세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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