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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바꾸고 글 삭제하고…'댓글 논란'에 자취 감추는 '中 댓글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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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닉네임 바꾸고 글 삭제하고…'댓글 논란'에 자취 감추는 '中 댓글러들'

입력
2024.01.11 04: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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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의심 계정서 댓글 조작' 연구 보도 후
네이버 "연구진 주장 계정, 모두 한국인" 반박
연구팀 "보도 후 계정명 바꾸고 기록 삭제"
"댓글 작성 시간·내용 비정상적" 재반박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활동 중이던 중국 의심 계정들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중국 우월주의를 강조하고, 한국 내 지역·세대·남녀 갈등을 부추기는 댓글 부대 활동(☞관련기사: "한국 여자들은 돼지처럼"... 국내 여론 갈라치는 중국의 '댓글 공작')이 드러나면서 닉네임을 바꾸거나 과거 댓글을 무더기로 삭제하는 등 사실상 '도피'에 나선 것이다. 네이버 측은 해당 계정들이 모두 "한국인 계정"이라고 했지만, "활동 내용 등에서 중국 계정으로 봐야 한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매달 '한국은 중국의 소국' 댓글 100~200개 작성한 계정, 언론보도 후 활동 중단

10일 윤민우 가천대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본보 보도가 있었던 지난달 22일 이후 일부 중국 의심 계정들이 활동을 중단했다. 당초 연구팀은 지난 9~11월 사이 50여 개 계정들이 네이버 뉴스창에 중국 우월주의나 한국 비하에 초점을 맞춘 댓글을 3만 개 이상 달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특히 "한민족은 중화민족의 배 다른 후손"이라는 댓글을 매달 100~200개씩 작성한 '참붕어빵'은 닉네임을 바꾸고 활동을 중단한 사실을 확인했다.

중국 의심 계정 활동 보도 이후 동향. 박구원 기자

중국 의심 계정 활동 보도 이후 동향. 박구원 기자

닉네임 'Dongtinayao'는 자신이 작성한 550여 개의 댓글을 돌연 삭제했다. 'Chen Yang'도 닉네임을 바꿨다. 윤 교수는 "총 50여 개 계정 중 10개 정도 닉네임만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체가 드러나자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이들 계정의 움직임을 계속 추적할 생각"이라고 했다.

네이버 "보도된 닉네임은 모두 한국인 계정…도용 소지 없어"

네이버 측은 중국 댓글 부대 논란에 "모두 한국인 계정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중국인들이 도용했을 소지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도용 탐지 프로그램상, 해당 계정들의 활동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는 이유에서다. 네이버 측은 댓글 정책상 하나의 계정에서 하루 20건 이상 댓글을 작성할 수 없기 때문에 '조직적 활동'도 어렵다고도 했다.

그러나 윤 교수 연구팀은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단순 IP 또는 계정 추적이 아닌 작성 글의 성격과 빈도수, 연계 방식 등을 빅데이터로 종합 분석해야 판단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 주장이다. 윤 교수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김은영 가톨릭관동대학교 부교수는 "메타나 마이크로소프트만 보더라도 어떤 계정이 갑자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중국이나 러시아, 혹은 다른 국가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반복해 게재하고 공유할 경우에도 '의심 계정'으로 분류해 이를 공지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연구팀은 △'Chen Yang'이 댓글을 쓰면 같은 내용의 댓글을 따라 작성하는 패턴 △특정 계정들이 중국, 지역, 남녀갈등 관련 기사에만 하루 평균 10~15개, 매달 100~500개 댓글을 작성하는 활동의 규모 등을 근거로 제시한다. 여기에 '참붕어빵'의 경우 지난해 11월 종교·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댓글을, 12월에는 한국 비하 내용의 댓글만 다는 등 '조직적 업무 분담'을 의심케 하는 활동 정황도 확인됐다. 댓글 작성 시간도 오전 6~10시 사이로 집중돼 있었다. 윤 교수는 "어떤 할당된 시간에 작업을 수행하는 것 아닌가 의심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학계와 기업, 정부 간 정보공유 필요"

해외 영향력 공작을 연구하는 신소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플랫폼 업체가 이상 계정들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학계와도 정보를 공유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며 "사이버상 자정작용은 정보왜곡 흐름을 추적하고, 지속적으로 발전 양상을 분석·공유하는 데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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