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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소멸 위기를 막을 정책 재건축

입력
2024.01.10 00: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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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조원 투입에도 꿈쩍 않는 출산율
보육시설 확충에 최우선 순위 두어야
근본부터 바꾸는 '정책 재건축' 시급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 일부 요람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 일부 요람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최근 인구 소멸 위험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많이 나온다. 출산 장려를 위해서 획기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과 많은 정책들도 나오고 있다. 200조 원이 넘는 예산이 소요되었다고 하지만, 얼마 전 기사에도 나왔듯 관련성 떨어지는 사업들까지 포함한 액수이며, 그다지 큰 혜택은 아직도 없다. 평범한 부부 입장에서 지원은 출산장려금 몇 푼과 매년 소득공제와 그 반 정도 되는 교육비 공제가 전부인 것 같다. 엄청난 주거비, 교육비 부담 대비 정말 쥐꼬리만 한 지원이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아이를 낳아 주어야 할 청년들은 현재 취업난에 있으며, 급여 대비 수도권 주택 가격은 역대 최고이며, 교육비 부담도 최대이다. 이들을 위해 강력하고 획기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하면 정부 기관과 담당자들에게서 돌아오는 말은 결국 모두에게 고르게 지원 혜택을 배분하기 위해서는, 출산에 지원될 예산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며, 그래서 출산에 지원되는 혜택은 아직도 별로 없다. 출산을 돕기 위한 지원은 최우선 순위로 차등 배정되어야 한다.

최근 인천 등 지자체에서 1억 원 정도의 파격적 지원 정책이 나왔다. 물론 좋은 일이지만, 정말 청년들이 국가 소멸 위기에 애를 낳기를 원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를 낳으면 언제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의 지원일 것이다. 이 간단한 답을 놓고 왜 그렇게 100가지 들어도 시큰둥할 지원책들만 인심 쓰듯 나열하는지 안타깝다. 서구 선진국들과 비교하기에 어려움은 있겠지만 이들 국가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생후 1, 2개월 내에 각각 소득 수준에서 맡길 수 있는 탁아소가 존재한다. 하지만 한국은 여건이 좋은 일부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설이 제한적이며 밤까지 일하게 될 경우 맡길 수 있는 시설은 더더욱 제한적이다. 외국 대비 한국의 많은 일자리들은 아직도 야간에 일할 일들이 훨씬 많이 존재하며 이 문화는 아직 완벽히 바뀌지 않았다. 야근하면 육아 지원시설 등 눈치 보이고 야간 보육 환경은 더더욱 열악하다.

시부모나 친정부모가 도와주지 않으면, 많은 여성들이 회사를 포기하게 되고 엄청난 가계소득 감소가 발생하므로, 많은 청년 커플들이 결혼을 안 하고, 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이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고용하는 양육 보모는 최근 서울의 경우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으로 월 급여가 400만 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기성세대도 과거 이 상황이었다면 아이를 낳겠다고 생각했을까?

파격적 육아 지원을 통하여 여성인력이 시장으로 나오고 출산율이 올라간다면 미래 인구 증가와 함께 부족한 현재 노동인력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엄마가 직접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라는 꿈같은 이야기만 하고 있기에, 현실은 너무나 이상과 동떨어진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빠르고 현실적인 해결책부터 강구하여야 한다.

지금 이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기 위한다면, 향후 국가 소멸이라는 이야기를 가볍게 말하며 예산 부족 이야기를 하지 말고, 누구든 아이를 낳으면 맡아 키워줄 수 있고 여성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목표를 기준으로 정책이 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예산은 이것에 맞춰서 획기적으로 정리가 될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현재 정책이라는 오래된 집 구조를 기반으로 증액 수준의 리모델링 계획을 하고 있을 것인가? 이것보다 국가 소멸을 막는 데 중요한 일이 없음을 모두가 동의한다면 정책 재건축이 필요하다. 차차 해결하기에는 인구 절벽이 시작된 2003년 이후 20년의 시간이 너무 낭비되었고, 이미 늦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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