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기자회견 30분 남기고 급선회
비명 "공천 상황 바뀌며 흔들린 듯"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칙과상식 민심소통 3. 안병진 교수에게 듣는다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모임 원칙과상식의 일원이었던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잔류를 택했다. 당초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 4명은 10일 동시 탈당할 예정이었으나, 홀로 입장을 뒤집었다. 당 안팎에서는 총선 공천 경쟁상대였던 친이재명(친명)계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성희롱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윤 의원은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에 남기로 했다"며 "선산을 지키는 굽은 나무처럼 비바람과 폭풍우를 견뎌내고 당을 기어이 재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원칙과상식 소속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과 함께 탈당할 예정이었으나, 기자회견을 약 30분 앞두고 해당 글을 게재하며 대열을 이탈했다. 남은 세 의원은 이날 예정대로 탈당했다.
그간 원칙과상식은 '공동행동'이라는 원칙하에 이재명 대표를 압박해왔다. 이 대표에게 대표직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요구하면서 수용하지 않을 시, 모두 탈당 등 거취를 결단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도 지난달 15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네 명의 (원칙과상식) 의원이 함께 행동한다는 부분은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의 이탈에 원칙과상식 다른 의원들은 당혹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의원은 불과 기자회견 두 시간 전 MBC라디오에 출연해 "오늘 네 명 모두 탈당한다"고 공언까지 했을 정도로 윤 의원의 이탈은 급박하게 이뤄졌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공식적으로 (잔류를) 전해 들은 것은 라디오 출연 이후"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도 "어제(9일)부터 (윤 의원의) 고민이 있었고 저희와 대화를 나눴다"며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은 이날 아침"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의 당 잔류는 공천과 무관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윤 의원은 당초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에 출사표를 낸 현 부원장과 경쟁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성희롱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현 부원장에 대해 전날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이 이 대표와 징계수위를 의논한 메시지가 공개됐고, 당 윤리감찰단의 조사까지 시작되면서 출마가 어려워지자 윤 의원이 잔류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당의 한 비주류 의원은 "그간 현 부원장 공천이 유력했지만 며칠 새 상황이 급변하며 윤 의원이 흔들렸던 것 같다"며 "눈앞의 이해관계만을 따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 의원 탈당을 만류한 임종석 의원은 이날 SNS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통음하며 그를 붙들었는지 윤 의원을 모르는 사람들은 짐작하지 못할 것"이라며 "또다시 그에게 모멸감을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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