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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유행에 북극곰도 첫 죽음... "펭귄도 위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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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유행에 북극곰도 첫 죽음... "펭귄도 위험해"

입력
2024.01.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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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5N1, 극지대 포함 세계 곳곳 확산
인체 영향 적지만 조류·포유류 폐사
"현대 최악의 생태계 재앙 올 수도"

북극 지역에 서식하는 북극곰이 눈밭 위에 엎드려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북극 지역에 서식하는 북극곰이 눈밭 위에 엎드려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알래스카주(州)에서 살던 북극곰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H5N1형 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2년간 야생동물 수백만 마리의 목숨을 앗아간 H5N1형에 의해 북극곰도 죽은 사례가 보고된 건 처음이다. 인체엔 영향이 크지 않지만, 이 바이러스가 극지대를 비롯해 전 세계로 확산하면 생태계 질서에 심각한 위협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2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주 환경보호부(DEC) 발표를 인용해 "전염성이 강한 H5N1 바이러스가 지구의 최북단 지역까지 퍼지면서 북극곰이 AI로 죽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알래스카주 DEC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6일 노스슬로프 지역에서 북극곰 한 마리가 H5N1형 AI 감염으로 폐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알래스카주 수의사인 밥 게를라흐 박사는 지역 매체 알래스카비컨에 "북극곰이 AI 때문에 숨진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에 감염된 새를 섭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극곰이 외진 지역에서 서식한다는 점에 비춰 실제 폐사 사례는 더 많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1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H5N1형 바이러스는 가금류에서 빠르게 퍼지는 특성 탓에 AI로 분류됐다. 그러나 조류뿐 아니라 포유류 등 다른 야생동물 종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알래스카에서만 여우, 흑곰, 불곰이 죽었고, 전 세계적으로는 스컹크와 너구리, 퓨마, 물개, 다람쥐 등의 폐사 사례도 보고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H5N1형 AI로 숨진 야생 조류는 수백만 마리, 포유류는 수천 마리인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사우스조지아섬에 황제펭귄 무리가 모여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영국 사우스조지아섬에 황제펭귄 무리가 모여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H5N1형 AI는 북극·남극 등 극지대까지 퍼진 상태다. 북극과 인접한 알래스카에선 지난해 4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흰머리독수리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같은 해 10월엔 남극 지역인 영국령 사우스조지아섬에 사는 갈매기의 H5N1형 감염 사실이 파악됐다.

특히 펭귄 감염 여부에 생태계 안전이 달려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가디언은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펭귄 무리에 도달하면 '현대 시대 최악의 생태학적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며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많은 동물이 서식하고, 유사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도 없는 극지방의 생태계는 AI에 유독 취약하다"고 전했다.

다만 H5N1형 AI가 인간에게는 크게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래스카 DEC는 "이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인체 건강에 미치는 위험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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