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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 비만 치료제 열풍... '비만 백신', 시장 판도 바꿀까

입력
2023.12.23 04:30
수정
2023.12.23 16: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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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사이언스 선정 '올해의 혁신'
글로벌 제약사가 주도하는 메가 트렌드
코로나 백신 원리 이용한 새 기술 등장
상용화까지 먼 길이지만, 차별화 기대

편집자주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내놓은 비만 치료제가 제약·바이오 시장의 메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만병의 근원인 비만을 잡아 의료 비용을 낮추는 긍정적 영향이 기대되지만, 신약개발 왜곡이란 부정적 측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일보는 소비자도 개발사도 과열되고 있는 비만 약 열풍을 차분하게 진단하는 기획기사를 보도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과학학술지 '사이언스'가 비만 치료제를 '올해의 혁신(Breakthrough of the year)'으로 꼽았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내놓은 비만 치료제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는 건, 비만은 단순히 개인 의지가 실패한 결과가 아니라 생물학에 뿌리를 둔, 의학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라고 사이언스는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비만 치료제가 바로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내놓은 '삭센다'와 '위고비',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마운자로'와 '젭바운드' 등이다. 이들 제품이 품귀 현상까지 빚으며 판매가 급증하자 두 회사는 단숨에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시가총액 1, 2위에 올랐다. 비만 치료는 이제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의 메가 트렌드가 됐다. 2030년 시장 규모가 100조 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잭팟'을 터뜨리자 중소 제약사, 바이오 벤처들도 뛰어들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한미약품, 일동제약, 동아ST 등이 비만 약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이미 대규모 시설 확대에 나선 만큼, 같은 성분으로는 경쟁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예상이다.

빅파마들 약의 대다수는 장에서 분비되는 특정 호르몬(GLP-1)을 닮은 물질이 주성분이다. 몸에 들어가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빨리 느끼게 하는 GLP-1처럼 작용한다. 효과가 좋지만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오남용과 부작용 문제도 불거지기 시작한 만큼, 이와 다른 원리로 작용하는 새로운 비만 치료제가 등장한다면 시장 판도는 크게 달라질 거란 분석이 나온다.

2021년 3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업공개(IPO) 1주년을 맞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안재용(왼쪽) 대표이사와 김훈 글로벌R&BD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2021년 3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업공개(IPO) 1주년을 맞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안재용(왼쪽) 대표이사와 김훈 글로벌R&BD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이런 상황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에 쓰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 원리를 활용해 지방세포를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22일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4월 '타깃 조직의 크기 또는 부피 축소용 조성물 또는 이를 포함하는 키트'라는 이름으로 이른바 '비만 백신'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고 등록을 기다리는 중이다. 아직 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단계는 많지만, 세계 제약·바이오 산업의 주류로 떠오른 비만 시장에서 차별화한 기술을 고도화하며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비만 백신은 기술 난도가 높아 갈 길이 멀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도 "효능과 안전성을 높이고 글로벌 특허로 확대하는 중"이라면서 "(상용화로) 진전시키는 단계는 아직 아니다. 검토하는 다양한 기술들 중 하나"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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