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 이직 예정 직원 영업비밀 유출 혐의로 고소

지난해 롯바 설립 초기 소송 이후 추가
삼바 보안강화에도 직원 2명 문서유출
양사 영업기밀 유출 등 소송 4건 확대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할 예정인 직원의 문서 유출을 적발해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고소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 초기 주요 전직자들로 인해 3건의 민·형사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추가로 인력이 이동하면서 소송이 늘어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업무 정보가 담긴 파일과 문서 등을 회사 외부로 무단 반출한 직원 2명을 영업비밀 유출 혐의로 인천경찰청에 고소했다. 두 직원은 퇴사 의사를 밝힌 상태였고, 이 중 1명은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하겠다는 뜻을 알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사안은 지난해 인재 유출,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해 롯데바이오로직스와 갈등이 촉발된 이후 올해 3월께부터 내부 보안을 대폭 강화한 뒤에 벌어진 일이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엄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보안 강화 이후 송도 본사의 모든 출입구에서 공항 검색대에 버금가는 전자기기 등록, 엑스(X)선 검사 등을 의무적으로 거치도록 했다.

이번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보안검색 과정에서 자료 유출 사실을 확인해 해당 자료를 모두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롯데바이오로직스 측에 내용증명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2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 차려진 롯데바이오로직스 부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한 3명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7월에 인천지법에서 일부 인용 결정을 받았다. 또한, 지난해 8월에 이직한 4명을 형사 고소했는데, 그 중 1명을 올 3월 인천지검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이후 추가적인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이번 고소로 소송이 늘어 총 4건을 다투게 됐다. 이에 대해 롯데바이오로직스 측은 "아직 회사에 입사하지 않아 어떤 직원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다만, 인재 채용에 대해서는 공정한 절차를 거쳐 공개채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