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연수 선수, 하반신 마비로 은퇴
檢, 징역 5년 구형…"피해 회복 노력 없어"
제주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유연수가 지난달 11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FC서울의 파이널B 36라운드 하프타임에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술에 취해 운전하다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탄 차량을 들이받은 30대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 남성은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의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도 추가로 드러났다.
제주지검은 14일 제주지법 형사1단독 오지애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과 준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A(35)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A씨는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내 피해 차량 탑승자 5명을 다치게 했는데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강제추행에 대해서도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공개 명령,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7년 등도 내려달라고 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18일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사거리에서 술에 취한 채 차를 몰다가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타고 있던 차량 옆면을 들이받아 탑승자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로 조사됐다. 피해 차량에는 골키퍼인 김동준, 임준섭, 유연수 선수와 트레이너 등이 타고 있었다.
이 사고로 유연수는 크게 다쳐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하반신 마비 판정이 내려지면서 선수 생명에 타격을 입었다. 사고 1년여 만인 지난달 11일 은퇴를 결심하고 25세의 젊은 나이로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앞서 유연수는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 눈물로 작별 인사를 전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잊지 못할 좋은 추억만 가지고 가서 행복하다"며 "K리그 팬들 덕분에 웃으면서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A씨는 음주운전과 함께 지난 1월 15일 항거불능 상태의 여성을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준강제추행의 경우 만취한 상태에서 피해자를 아내로 착각해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재판에서 "저 때문에 피해를 입은 분들께 죄송하다. 사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바로 무릎 꿇고 사죄드리겠다"면서 "술 때문에 생긴 일인 만큼 앞으로 술은 쳐다보지도 않고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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