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은퇴식이 열렸다. 불의의 음주운전 교통사고 피해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유연수(25)가 끝내 눈물로 작별인사를 전했다.
유연수는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에게는 은퇴라는 단어가 멀게만 느껴졌는데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은퇴를 하게 됐다"며 "16년 동안 축구를 하면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는데 축구를 시작하고 제주 유나이티드라는 팀에 들어와서 잊지 못할 좋은 추억만 가지고 가서 행복하다"고 글을 남겼다.
그는 이어 "유연수 선수를 기억해 달라는 저의 바람처럼, 많은 분들이 저를 기억해 주시고 저의 마지막을 함께해 주셔서 덕분에 기억에 남는 추억이 하나 더 생겼다"며 "저를 위해서 아낌없는 응원과 박수, 목소리 잊지 않겠다. 그래도 K리그 팬들 덕분에 웃으면서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비록 동료들과 함께하지 못하지만 언제 어디에서나 마음만은 제주와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연수는 전날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FC서울의 K리그1 파이널B 36라운드에서 전반이 끝난 하프타임에 열린 은퇴식에 참석했다. 휠체어를 타고 나타난 유연수는 관중석 팬들을 향해 그라운드를 돌며 작별인사를 건넸다. 제주 팬들과 서울 원정 팬들은 모두 기립박수를 보내며 "유연수 파이팅!"을 외치는 등 위로와 응원을 전했다.
유연수는 결국 참았던 눈물을 보였다. 관중들의 박수에 손을 흔들면서도 연신 눈물을 훔치며 부모님과 함께 "제주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유연수는 앞서 구단을 통해 "장애인 스포츠가 있기 때문에 농구 탁구 펜싱 등 종목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며 스포츠에 계속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제주에 입단한 유연수는 지난해 10월 서귀포에서 팀 동료들과 차로 이동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했다. 유독 크게 다친 유연수는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으나 재활에 전념하며 선수로서 희망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는 걸을 수 없게 되면서 은퇴를 결심하고 팬들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그는 사고가 나기 전까지 제주에서 2년을 뛰며 총 9경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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