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A씨 변호사 등록 신청 받아들여
지난 1월 강남서 경찰관 머리 때려
공무집행방해 혐의 벌금형 선고유예
술에 취해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해 신규 검사 임용에서 제외됐던 '예비 검사' A(31)씨가 변호사로 활동하게 됐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최근 A씨의 변호사 등록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14일 밝혔다. 변협은 벌금형의 선고유예가 변호사법상 '변호사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점, 당초 검사직에 임용되지 않아 공무원이 아니었던 점 등을 고려해 A씨의 신청을 받아준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변호사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자'는 변호사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 재직 중 위법행위로 기소돼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부적당할 경우에도 변협은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 하지만 A씨는 검사직에 임용되지 않은 상태여서 이에 해당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신규 검사 선발시험에 합격한 A씨는 올해 1월 30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가에서 술에 취해 행인과 시비가 붙었다. 그러면서 출동한 경찰관에게 "왜 저쪽 편만 드냐"며 머리를 두 차례 때린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당시 A씨는 "내가 누군지 아느냐", "너는 누구 라인이냐" 등 경찰관들에게 위세를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지난 4월 1심에서 벌금 300만 원의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공무집행방해 행사 정도가 경미한 점, 경찰관이 선처를 구하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지만,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선고유예 형이 확정됐다.
폭행 사실이 알려지자 법무부는 검찰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의 신규 검사 임용자 선발을 취소했다. A씨는 4월 말 변호사 시험에 최종 합격하면 검사로 임용될 예정이었다. 당시 법무부는 "검찰 공무원이 되지 못할 심각한 문제 사유"라고 밝히며 "절차에 따라 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A씨는 검사의 꿈을 접고 6개월간 실습을 마친 뒤 변호사의 길을 택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