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 앞 횡단보도 붕어빵 트럭의 붕어빵은 여태 본 붕어빵들과 조금 달랐다. 촉촉한 머리와 바삭한 꼬리를 뽐내는 큰 붕어빵과 달리 머리와 꼬리가 구분되지 않는 짤따란 몸뚱이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작은 주제에 더럽게 비싸다고, 거리에서 들려오는 차가운 말에도 상인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큰 붕어빵들과 달리 작아서 더 바삭하고 찹쌀이라 쫀득하다"고 자랑을 늘어놓으며 정성스레 밀가루를 붓고 앙금을 채워 넣었다. 편견 어린 마음은 확신에 찬 사랑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높은 물가, 원재료 조달, 수익 같은 시시한 질문들은 접어두고 미니 붕어빵 두 봉지를 품에 안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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