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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실착을 이끌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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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실착을 이끌어내다

입력
2023.12.05 04:3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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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변상일 9단 백 박정환 9단
승자조 결승 <4>

4보

4보


7도

7도


8도

8도


지난 10월 중국에서 자국 바둑 규칙에 관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덤에 관한 논의가 주를 이뤘는데, 6집 반의 덤을 적용하고 있는 한국, 일본과 달리 현재 중국에선 8점(한국식 환산 시 7집 반)의 덤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등장 이후 흑백 간 6집 반의 덤이 가장 공정한 공제라는 것이 입증됐다. 6집 반의 경우 초기 승률이 흑 기준 약 48%인 반면 7집 반은 흑이 40%의 승리 확률을 가진 채 대국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논의에도 뚜렷한 대안은 등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직 집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한국, 일본과 달리 중국은 집+바둑판 위 돌의 개수를 세는 계가 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방식은 덤을 6집 반 같은 짝수로 설정할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 마지막 공배를 메우는 쪽이 1집을 가져가 5집 반이나 7집 반과 같은 차이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등장 이후 국제 바둑 룰 통합을 위해 누가 양보해야 할지 명확해진 셈이다.

박정환 9단이 백1로 좌변을 지키자 변상일 9단 역시 흑2, 4로 하변을 굳혔다. 백9는 프로기사라면 당연하게 느껴지는 행마였으나 인공지능의 해석은 달랐다. 7도 백1에 솔직하게 밀어 가는 것이 정수. 백5, 7로 중앙에 진출하는 것이 무난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사람의 기준으론 상당히 밋밋한 진행. 이런 진행은 다음 착점의 근거를 찾기 어려워 매우 꺼려진다. 실전 흑10은 변상일 9단의 묘수. 결국 박정환 9단에게서 백11이라는 실착을 이끌어냈다. 8도 백1로 뻗어 두 점으로 키워서 버리는 것이 백의 최선. 백15를 선수 활용할 수 있기에 백도 충분한 진행이다.

정두호 프로 4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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