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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장, 'UAE의 넷제로 헌장' 공개 비판... COP28 '의장 리스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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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장, 'UAE의 넷제로 헌장' 공개 비판... COP28 '의장 리스크' 계속

입력
2023.12.04 20: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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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 기업 서명한 '석유와 가스 탈탄소화 헌장'에
구테흐스 "요구되는 수준에 분명히 못 미쳐" 지적
"화석연료 감축 요구, 비과학적" 의장 발언 논란

무함마드 빈자이드 알나하얀(오른쪽)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3일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개최지인 두바이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두바이=로이터 연합뉴스

무함마드 빈자이드 알나하얀(오른쪽)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3일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개최지인 두바이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두바이=로이터 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주재하고 있는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 의장을 사실상 공개 저격했다. COP28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주도해 통과시킨 ‘넷제로(탄소중립)’ 헌장을 두고 ‘미흡하다’고 깎아내린 것이다. 유엔 수장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당사국총회 의장을 겨냥해 직접 비판하는 건 이례적이다.

게다가 알자베르 의장이 COP28 개막 직전, 화석연료 사용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사실도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COP28이 개최 전부터 불거졌던 ‘의장국 리스크’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알자베르 의장이 전날 내놓은 탄소 배출 감축 계획에 대해 “요구되는 수준에 분명히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적은 UAE가 2일 ‘전 세계 50개 에너지 기업이 석유와 가스 탈탄소화 헌장에 서명했다’고 발표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나왔다고 FT는 전했다.

해당 헌장은 2030년까지 석유 시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온실가스 메탄의 배출량을 제로(0)에 가깝게 줄이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UAE 국영석유회사 ‘ADNOC’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엑손모빌 등 거대 석유·가스 기업들이 서명했다.

그러나 구테흐스 총장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궁극적으로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2030년까지 메탄을 제거하겠다는 공약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라면서도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선언은 화석연료 소비에 따른 배출 중단과 관련해 아무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알자베르 의장이 COP28 개막 9일 전 했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21일 한 온라인 생중계 행사에서 화석연료 감축 요구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이를 두고 COP28 회의장에선 ‘산유국의 속내가 드러났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는 이번 총회의 핵심 의제 중 하나인데, 폐막일인 12일까지 최종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화석연료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30%인 UAE가 의장국을 맡은 COP28은 2주 차에 접어들어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당초 ADNOC 대표를 겸직하는 알자베르 UAE 산업첨단기술장관이 의장직을 맡은 점부터 환경단체들은 비판해 왔다. UAE가 COP28을 자국의 ‘석유 세일즈’에 활용하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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