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설정식 문학전집'에 포함되지 않았던
시, 단편소설, 수필, 희곡 등 새롭게 발굴 수록
해방 이후 공간에서 시인이자 소설가로 왕성하게 활동했던 월북작가 오원(梧園) 설정식(1912~1953)의 문학세계를 아우르는 '설정식 문학전집'이 전자책으로 출간됐다. 전자책에는 2012년 탄생 100주년을 맞아 발간된 '설정식 문학전집'에는 없는 시 5편, 단편소설 2편, 수필 3편, 희곡 1편도 새롭게 발굴돼 담겼다.
우선 '새 그릇에 담은 노래' '여름이 가나보다' '거리에서 들려주는 노래' '물 긷는 저녁' '고향' 등 서정성 짙은 시와 '척사제조업자' '오한' 등 두 편의 단편소설이 새로 실렸다. 설 작가가 국내에서 최초로 번역한 셰익스피어 희곡 '하므렡(햄릿)'의 해설서 격인 '명저해제 하므렡에 관한 노오트'와 '하므렡 주해서'도 처음 선보인다.
전자책에는 휴전회담 당시 한중대표단의 북한 측 영어 통역관이었던 설 작가의 회담장 안팎 사진 여러 장과 동영상도 포함됐다. 생생한 동영상은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의 기밀 해제로 공개된 것이다. 또 그간 '시와 장소'로 잘못 알려진 수필 '시와 장작(중앙신문 1947년 10월 10일자)'의 제목을 바로 잡았다.
제6권 '짧은 생애-격랑 모음집'에 포함된 헝가리어 시집 번역본도 눈길을 끈다. 설 작가는 1952년 심장수술을 해준 헝가리 의료진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우정의 서사시'라는 장편 시를 썼는데, 이를 티보 머레이라는 헝가리 종군기자가 모국으로 가져가 시집으로 출간했다.
1912년 함경남도에서 태어난 설 작가는 1937년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미국 마운트유니언대와 컬럼비아대에서 유학한 당대 엘리트였다. 해방 후 좌익 문학단체에서 활동했고,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인민군에 입대해 월북했다. 1953년 남로당계 인사 숙청 과정에서 미제 스파이라는 죄명을 쓰고 임화 등과 함께 처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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