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꼰대는 싫지만…나도 '라떼는 말이야' 갑툭튀 이유 [터치유]

입력
2023.12.06 16:00
수정
2023.12.06 16:16
0 0

[1분 심리학] <28> 회고 절정
청소년~초기 성인기 기억 가장 강렬
회상 절정기 경험, '인생 작품' 되는 이유

편집자주

복잡하고 어려운 심리학을 쉽게 풀어드립니다. 알고 나면 더 잘 보이는 나의 마음. 딱 1분만 투자해서 내 마음 더 잘 알아가볼까요? 연재 구독, 혹은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유용한 용어 안내를 빠짐없이 보실 수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다 보면 나도 모르게 "라떼는(나 때는) 말이야" 입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오곤(갑툭튀)' 합니다.

흔히 어린 시절 윗세대를 '꼰대'라며 싫어하곤 하죠. '라떼=꼰대'라 "난 절대 '나 때는' 따위로 훈계하는 꼰대는 되지 않을 거야"라고 자신했을 텐데 좀처럼 '라떼는 말이야'를 피할 수 없는 걸까요.

'베이비붐 세대', '386세대', 'X세대', 'M세대', 'Z세대' 그리고 '알파 세대'까지 세대는 변하는데 "나 때는 말이야"라는 회상을 입버릇처럼 읊는 '라떼 서사'엔 심리학적 배경이 있답니다.

'회고 절정(reminiscence bump)'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40세 이상의 사람에게 자신의 인생 중 최고의 순간이나 기억에 남는 시절 등을 되뇌게 했을 때, 청소년기에서 초기 성인기(10~30세)의 비교적 어린 날 기억을 가장 많이 떠올리는 현상을 뜻합니다.

이 이론은 데이비드 루빈 미국 듀크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1980년대에 처음 만들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회고 절정기에 즐겼던 음악, 영화, 책 등이 평생 동안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2010년대 이후 시작된 복고 콘텐츠의 열풍 기억하시나요.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1990년대 가요 리메이크, 약과나 달고나 등의 간식까지. 현재 주요 문화 소비층인 3040세대가 90년대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현상도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 속에서 현실을 위안받으려는 '회고 절정'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요.

그렇다면 왜 나이가 든 사람들은 최신의 기억이 아닌 청소년기에서 20대까지의 기억을 더 잘 간직하게 되는 걸까요. 학계에 따르면 회상 절정에는 다양한 이론적 가설이 존재합니다.

우선 기억은 급격한 변화 후의 안정기 동안 상대적으로 가장 잘 기억되기 때문이라는 '인지적 가설'이 자주 언급되고요. '인생 각본' 이론에 따르면 성인 초기에 자신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경험을 시작하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게 기억되는 측면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어른들이 젊은 세대를 보고 '라떼'를 언급하는 건 단순히 나이, 위계, 권위, 전통을 앞세우기 위한 게 아니라 지나간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가장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는 심리적 기제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 참고 문헌
-Rubin, D. C., Rahhal, T. A., Poon, L. W. (1998). Things learned in early adulthood are remembered best. Memory & Cognition. 26 (1). 3–19쪽.

치유하는 터전, 터치유

터치유 홈에서 더 많은 콘텐츠를 구독하실 수 있어요. (무료)
https://touchyou.hankookilbo.com/

'터치유'가 한국일보의 디지털 프로덕트 실험 조직인 'H랩(Lab)'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탐사선 H랩은 기존 뉴스 미디어의 한계선 너머의 새로운 기술과 독자, 무엇보다 새로운 성장 가능성과 만나려 합니다. H랩 시즌1 프로젝트인 '터치유'는 평범한 이웃의 비범한 고민 속, 마음 돌봄 이야기를 오디오 인터랙티브로 집중도 높게 들려드립니다.

※ 콘텐츠 추천 · 안내가 유용하셨나요? 자세한 상황은 꼭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독자님들의 건강한 콘텐츠 이용을 위해, 해당 내용이 전문 진단과 처방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점을 정히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손성원 기자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