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케어 이코노미'가 던질 기회와 위협

입력
2023.11.29 19:00
29면
0 0
나석권
나석권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

편집자주

지속가능한 생태계, 건전한 자본주의를 만들어 가기 위한 ESG적 시각에서의 이슈 탐구와 혁신 사례 소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2023년 1월 다보스포럼은 코로나 이후 세계적으로 케어(돌봄) 위기가 급속히 도래한다고 평가하면서, 새롭게 '케어 이코노미(Care Economy)'라는 개념을 소개한 바 있다. 이는 노동자들의 유급 케어 서비스(paid care service) 시장뿐만 아니라, 업무시간 외에 무급으로 이루어지는 가족의 돌봄노동(unpaid care service)까지 통칭한 용어이다. 문제는 이러한 케어 이코노미가 이미 상당한 규모이며, 별도의 개선 없이 방치하면 우리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온다는 점이다.

이렇듯 케어 위기를 촉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요인으로 사람들의 '지그재그 워킹'(Zigzag working)을 언급한다. 지그재그 워킹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등장한 신조어 중 하나인데, 다수의 노동자들이 재택근무(paid work)를 하면서 동시에 무급의 돌봄노동(unpaid work)을 함께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용어이다. 보스턴 컨설팅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미국의 전업 노동자들은 1주일 168시간 중 유급 업무에 평균 39시간을, 가족 및 지인 케어에 30시간을, 집안내 소소한 일이나 심부름 등에 28시간을, 그리고 자유 여가와 수면 등에 71시간을 쓴다. 여기서 보듯, 유급 업무 못지않은 시간을 케어, 즉 무급 돌봄노동에 쓰고 있는 것이다.

둘째, 전통적 가족 개념의 변화가 케어 이코노미를 더욱 촉발시키고 있다. 전통적으로 케어는 가족 구성원 특히 부모가 주로 담당하였고, 대부분 무급의 돌봄노동이 주류였다.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 핵가족화 등 가구 구성의 변화 등으로 새로운 케어 시장/산업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보스턴 컨설팅의 다른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케어 이코노미의 규모는 무려 6조 달러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 규모는 미국의 2022년도 GDP(약 24조 달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로, 돌봄서비스에 대한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케어 이코노미에 대한 국가 차원의 해결책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만약, 별도의 추가 대책 없이 현행과 같이 유지된다면 미국의 경우 2030년에는 GDP 규모로 2,9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는 미국 코네티컷주의 한해 총 GDP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한다.

그럼, 다보스 포럼은 왜 새삼 케어 이코노미를 부각시킨 것일까? 기업의 존립을 뒤흔드는 악재는 자꾸 늘어나는데,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이 구성원들의 웰빙 즉, 만족도 향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방편으로 케어 서비스를 유급/무급으로 제공하는 구성원들에 대해 유연한 근무정책을 제공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구체적으로는 원격근무, 파트타임근무와 같은 유연한 근로정책을 통해 구성원들의 케어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기본이며, 코로나 기간 동안 대폭 감소한 유급 가족휴가 또한 회복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나아가 유급 케어 서비스에 대한 재정적 지원, 케어 대체인원의 수급 확보, 어린 자녀에 대한 온사이트 케어 서비스 제공과 같은 보조금적 정책들도 다방면으로 검토가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나석권 SK사회적가치연구원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