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부산 엑스포 유치 끝내 좌절... 사우디 벽은 높았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부산 엑스포 유치 끝내 좌절... 사우디 벽은 높았다

입력
2023.11.29 01:34
수정
2023.11.29 15:48
1면
0 0

리야드 119표 부산 29표 1차 투표서 승부
박형준·나승연·최태원·한덕수·반기문 최종 PT
민관 1,989만㎞ 이동 509일 대장정 마무리

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오후 프랑스 파리 팔레드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 총회 2030 세계박람회 유치 경쟁국 간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인류 대전환을 위한 협업 파트너로서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오후 프랑스 파리 팔레드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 총회 2030 세계박람회 유치 경쟁국 간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인류 대전환을 위한 협업 파트너로서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를 개최하려던 부산의 염원은 끝내 좌절됐다. 막대한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쟁에서 초반 현격한 열세를 딛고 끈질긴 추격을 펼치는 저력을 보였지만, 판세를 뒤집진 못했다. 이로써 민관 합동팀은 509일 간 지구 495바퀴 거리를 돌며 펼친 험난한 유치활동을 큰 아쉬움 속에 마무리했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팔레드콩그레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2030 엑스포 개최지 투표 결과, 부산은 29표를 얻어 경쟁 도시 사우디 리야드(119표)에 크게 뒤졌다. BIE 회원국은 총 182개국이지만 불과 165개국만 투표에 참여하면서 1차 투표의 3분의 2 득표를 리야드가 훌쩍 넘겼다.

부산의 전략은 1차 투표에서 이탈리아 로마를 제친 뒤 리야드와 최종 승부를 펼치는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현격한 표차로 1차 투표에서 승부가 갈렸다. 엑스포 개최지 투표는 각국 대표가 1표씩 던지는 비밀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간 결선 투표를 치른다. 3개국 이상 경쟁에서 1차 투표 만으로 최종 승자가 가려진 건 이례적이다.

투표에 앞서 한국, 이탈리아, 사우디 순으로 표심에 호소하는 최종 프레젠테이션(PT)이 진행됐다. 한국은 박형준 부산시장이 첫 연사로 나서 부산의 장점들을 소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나승연 홍보대사가 '자연과 조화로운 지속가능한 삶', '인류를 위한 기술', '배려와 공유를 위한 플랫폼' 등 부산엑스포의 주요 주제를 설명했다. 부산엑스포 유치위 민간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인류가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 측이 유치 과정에서 마련한 웨이브(thewave.net)라는 플랫폼을 소개했고, 한덕수 총리는 한국이 세계 각국을 상대로 약속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한국과 부산엑스포의 역할을 부각시켰다.

민관 합동팀은 투표 직전까지 회원국 설득에 혼신을 다했다. 한 총리는 전날 BIE 회원국 대표 접견 및 오찬, 2027 베오그라드 인정박람회 개최 축하 리셉션 참석 등 일정을 소화하며 지지를 호소했고,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오영주 외교부 2차관도 최종 교섭을 벌였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23일부터 파리에 머물고 있는 주요 기업 인사들도 부산엑스포를 통해 확대될 한국과의 비즈니스 기회를 강조하며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부산시 범시민유치위원회는 현지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를 홍보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급 인사들도 막판까지 각국을 상대로 유치전을 펼치며 국내에서 지원사격에 나섰다.

정부는 승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막판 대역전극을 꿈꾸며 결과를 기다렸다. 한 총리는 전날 취재진에게 "민간과 정부가 같이 안 했다면 182개국을 접촉도 못 했을 것"이라며 모든 관계자들의 노력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우디의 경우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 축으로 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민관은 지난해 7월 부산엑스포 유치위를 꾸린 이후 총 1,989만1,579㎞를 이동하고 각국 정상을 포함해 3,472명을 만나며 광폭 유치전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정부는 대형 국제행사 유치교섭 과정에서 얻은 외교적 네트워크와 경험을 앞으로도 지속 발전시킬 방침이다.

한 총리는 투표 결과 공개 후 취재진에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유치교섭 과정에서 얻은) 새로운 자산 이런 것들은 발전시켜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머리를 숙였다.

정준기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안녕하세요 제보해주세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