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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수정·강제임신하고 새끼 뺏기는 판다...동물외교 끊자"[인터뷰]

입력
2023.11.24 10:2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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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중국 판다 둘러싼 희로애락
동물권단체 PETA 아시아지부 부회장

편집자주

2023년 2월 한국일보의 세 번째 베트남 특파원으로 부임한 허경주 특파원이 ‘아세안 속으로’를 통해 혼자 알고 넘어가기 아까운 동남아시아 각국 사회·생활상을 소개합니다. 거리는 가깝지만 의외로 잘 몰랐던 아세안 10개국 이야기, 격주 금요일마다 함께하세요!

세계 최대 동물권리단체 PETA 제이슨 베이커 아시아지부 부회장. PETA 제공

멸종 위기에 놓인 동물을 귀한 물건처럼 다른 나라에 선물하는 행위는 오랜 기간 '동물 외교'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왔다. 고대 이집트와 로마에서 국가 간 관계를 다지기 위해 기린을 주고받은 기록이 있을 정도다. 중국의 판다 외교도 그런 사례다.

동물권에 대한 의식이 확산되면서 동물 외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동물권리단체인 페타(PETA)의 제이슨 베이커 아시아지부 부회장은 한국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동물을 강제로 서식지에서 이주시켜 돈벌이와 정치적 도구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지능이 뛰어나고 사회적인 동물인 판다를 인간의 이해를 위해 주고받는 물건처럼 여겨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국의 ‘판다 외교’를 어떻게 평가하나.

“대여 형태로 판다를 다른 나라에 보내는 것으로 중국은 외교 관계를 강화하거나 무역을 활성화하는 이점을 얻는다. 판다를 받는 나라에선 관광 수익이 늘어난다. 그러나 판다는 평생을 동물원이라는 좁은 공간에 갇힌 채 반복적인 인공수정과 강제 임신을 겪어야 한다. 새끼도 빼앗긴다. 판다 입장에서 판다 외교는 ‘완전한 실패’다.”

올해 8월 말레이시아에서 중국으로 보내진 판다 자매 이이(4·암컷)와 성이(2·암컷) 모습. 말레이시아 네가라 동물원 페이스북

-동물은 외교 수단이 될 수 있을까.

“정치적 볼모로 취급되는 동물이 실질적인 외교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각에선 희귀종, 멸종위기종의 임대·임차를 통해 위기 동물을 보존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의도라면 국제사회가 야생동물 서식지를 보존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편이 낫다.”

-동물 외교의 또 다른 문제는.

“외교 수단으로 사용되는 동물은 특정국에만 서식하는 개체인 경우가 많다. 이런 동물이 다른 국가로 갈 경우 익숙하지 않은 서식 환경에 억지로 적응해야 한다. 해당 국가의 기후가 동물에 부적절할 수도 있고, 낯선 동물을 제대로 보살피거나 치료할 역량이 부족할 수도 있다. 동물 학대 때문에 외교 관계가 오히려 더 엉킬 여지도 있다. 2001년 태국 왕실이 스리랑카에 코끼리를 선물했다가 학대와 방치 논란 끝에 올해 7월 반환을 요청한 게 대표적 사례다.”

-문제 해결을 위해 각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동물 외교를 멈춰 주길 바란다. 동물을 다른 나라에 기증하고 기증받는 것은 전적으로 불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국가 간엔 국경이 있지만 지구의 생물 다양성에는 국경이 없다. 각국이 외교 목적으로 야생 동물을 착취하는 대신, 이들을 밀매하는 움직임에 맞서 싸우고 보금자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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