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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이·하마스, 인질 석방↔교전 중지 합의 근접"... 막판 줄다리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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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이·하마스, 인질 석방↔교전 중지 합의 근접"... 막판 줄다리기 하나

입력
2023.11.19 19: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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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타결 위해 노력"... 공식 발표는 '아직'
이스라엘 "가자 남부로 작전 범위 확대" 시사
NYT "이의 '하마스 제거 전략'에 의문도 제기"

19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한 친척을 애도하며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칸유니스=로이터 연합뉴스

19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한 친척을 애도하며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칸유니스=로이터 연합뉴스

"최소 5일간 교전을 중지한다. 이 기간 중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중 여성·아동 중 최소 50명을 24시간마다 순차적으로 석방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앞서 영국 로이터통신도 '며칠간 교전 중단-인질 수십 명 석방' 잠정 합의안이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달 7일 개전 이후 42일 만에 잠시나마 전쟁을 멈출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다만 이스라엘도, 하마스도 공식 입장을 내놓진 않았다. 미국 백악관만 해당 보도 직후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애드리언 왓슨 국가안전보장회의 대변인)고 밝혔다. 최종 합의 전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WP "최소 50명 석방+최소 5일 교전 중단"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한 WP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합의 문구를 6쪽 분량 문서에 정리하며 최종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문서에는 △모든 분쟁 당사자가 적어도 5일 동안 교전을 멈추고 △이 기간 중 인질 50명 또는 그 이상을 석방하며 △한 번이 아니라 24시간 단위로 소규모 인원을 풀어 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전쟁이 시작된 뒤 '며칠간 교전 중지'와 '대규모 인질 석방'에 근접한 건 처음이다.

WP는 또 △교전 중지 기간 중 연료 등 가자지구 주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늘리고 △상공에 감시 장치를 띄워 교전 중지 여부를 관찰한다는 내용도 문서에 기재됐다고 전했다. 카타르 중재하에 이 나라 수도 도하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미국 등이 수주 동안 협상을 통해 이러한 틀을 마련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미국은 보도 내용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진 않았다. 다만 "합의 성사를 위해 노력 중"(미 백악관) "논평하지 않겠다"(이스라엘) 등과 같이 적극 부인하지도 않았다. WP 보도 몇 시간 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현재로선 아무런 거래가 없다"면서도 "업데이트가 있으면 말하겠다"는 말로 여지를 남겼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명분'이, 하마스는 '시간'이 필요

합의 가능성은 실제로 적지 않다. 이스라엘로선 '더 이상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을 막기 위한 인도주의적 휴전이 필요하다'는 국제사회 여론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 네타냐후 총리도 18일 기자회견에서 "전쟁을 끝내라는 전 세계의 압박이 거세다"고 언급했다.

대내적으로도 '인질 구출 성과'가 필요하다. 이스라엘은 "인질을 구출할 유일한 방법은 하마스를 압박하는 것"이라는 논리로 가자지구 공격을 정당화했으나, 개전 후 풀려난 인질은 고작 미국인 2명(지난달 20일), 이스라엘인 2명(지난달 23일)뿐이다. 18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총리실 앞에선 "인질을 데려올 모든 방안을 정부가 동원하라"고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도 열렸다.

하마스 입장에선 '시간 벌기'가 절실하다. 지난달 27일 지상 작전을 개시한 뒤 10여 일 만에 가자 북부를 장악했을 정도로 강한 전력을 지닌 이스라엘방위군(IDF)에 대응하려면 전열 재정비나 퇴로 마련 등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합의 성사까진 걸림돌도 적지 않다. WP가 인용한 문서엔 인질 석방 규모가 '최소 50명+α'로만 기재돼 있는데, 이스라엘에선 "(약 240명인) 인질 전원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현지 언론 하레츠는 보도했다. 반면 "인질 때문에 하마스와 거래를 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교전 중지→인질 석방→교전 중지 유지→인질 추가 석방' 등 상대 행동을 전제로 다음 단계가 이어지는 구조라면, 합의안 이행 과정 중 돌발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자지구 작전 반경 확대... 공세 이어가는 이스라엘

이스라엘은 동시에 가자지구에서의 군사 작전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을 피해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로 도망갔다고 보고, 지상 작전을 남부로도 확대하겠다는 뜻을 연일 내비친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8일 "하마스의 활동 공간은 매일 줄고 있다. 이를 남부에서도 며칠 안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군은 가자 남부 작전의 본격화에 앞서, 몇 주간 더 북부에서 하마스 소탕 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한다"는 미군 관계자들 전망을 전했다. IDF는 가자 북부 자발리아 등으로 지상 작전을 확대했다고 직접 발표했고, '하마스 지휘본부'로 지목한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 수색도 이어가고 있다. 다만 NYT는 "이스라엘의 하마스 제거 전략 효과를 두고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며 "시간은 이스라엘 편이 아니다"(케네스 매켄지 전 미군 중부사령관)라고 짚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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