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경변·간암이 안 된다? “그렇지 않아요”

입력
2023.11.20 17:17
21면
0 0

[전문의에게서 듣는다] 김미나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미나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성인 10명 중 3명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인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하지 않는다고 잘못 알고 있다"고 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인체 내 가장 큰 화학 공장’인 간은 재생 능력이 뛰어난 장기다. 하지만 아무리 간 회복 능력이 좋아도 계속 손상되면 그 기능은 점점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처럼 간세포에 염증이 반복적으로 생기면 정상 세포가 파괴되면서 흉터 조직처럼 바뀐다(섬유화). 이 상태가 악화하면 간은 딱딱해지고 울퉁불퉁해지는 상태로 변한다(간경변증·liver cirrhosis). 이럴 경우 간 기능을 원래대로 회복하긴 힘들다.

‘간 질환 치료 전문가’ 김미나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간 질환이 발생해도 초기엔 증상이 없어 간경변 등으로 악화돼 뒤늦게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 안타깝다”며 “간 기능 수치가 계속 상승하거나 간 질환 가족력·음주·비만·당뇨병 등 대사 질환이 있다면 간 기능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했다.

-만성 간 질환이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만성 간 질환에는 B·C형 간염, 알코올 간 질환(알코올성 지방간·알코올성 간염·알코올성 간경변),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 다양하다. 특히 국내 간암 원인으로 B형 간염(58%), 알코올 간 질환(17%), C형 간염(8%) 순이다.

다행히 B형 간염은 예방접종 인구가 크게 늘면서 유병률이 감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장년층에서는 B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변이 여전히 가장 많다. 또한 젊은 층에서는 지방간이 만성 간 질환의 주요 위험 요소로 등장했다. 최근에는 비만 환자가 증가하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뚜렷이 늘고 있다.”

-최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점점 늘고 있는데.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5% 이상 쌓인 것을 말한다. 지방간은 발생 원인에 따라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음주량이 남성의 경우 1주일에 소주 3병, 여성은 소주 2병 이상 마셔 생긴 지방간을 말한다.

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데(남성의 경우 주당 210g 미만·여성은 140g 미만) 발생한 지방간을 말한다. 최근 비만 인구 증가 등으로 인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학계에서는 성인 10명 중 3명을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경변, 간암으로 악화하지 않는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도 염증이 생겨 섬유화가 진행됐거나 당뇨병 등 대사 질환을 동반했다면 중증 간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만성 B·C형 간염은 어떻게 치료하나.

“만성 B형 간염의 경우 활동성으로 판단되면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한다. 하루 한 번 먹는데 효과가 좋고 내성·부작용은 거의 없다. 다만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근본적으로 제거하지 못하기에 평생 계속 먹어야 한다. B형 간염 바이러스 e항원, 바이러스 정량, 간 수치 상승 정도 등에 따라 활동성 단계 여부를 판단한다. 만성 C형 간염은 비록 예방백신은 개발되지 않았지만, 효과가 강력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돼 8~12주간 하루에 한 번 약을 복용하면 거의 완치할 수 있다.”

-간이 딱딱해진 간경변으로 간 질환이 악화했다면.

“간경변이 되면 해독·영양소 저장·분해 등 간 기능이 떨어져 쉽게 피곤해지고 소화불량, 식욕부진, 구토, 메스꺼움, 복통 등이 생긴다. 다행히 간경변 초기라면 원인을 찾아 치료하면 조금이나마 간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B·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간경변이라면 앞서 언급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할 수 있다. 알코올 간 질환(알코올성 지방간·알코올성 간염·알코올성 간경변)으로 인한 간경변이라면 술을 끊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원인이면 운동과 식습관 개선을 통해 체중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이런 원인 치료로는 진행을 늦추기만 할 뿐 심하게 굳은 간을 원상태로 회복하기 거의 어렵다.

간경변 말기라면 소변 색깔이 짙어지고 황달이 생기고 잇몸·코에서 피가 자주 나고 목·가슴에 거미 모양 혈관종이 나타날 수 있다. 복수(腹水)·식도나 위장 정맥이 부풀어 오르는 정맥류(靜脈瘤·varix)나 간성 혼수(肝性 昏睡·불면증, 지남력(指南力) 장애, 혼수 등이 나타남)도 발생한다. 이 같은 중증 간경변 즉 ‘비대상성 간경변(decompensated liver cirrhosis)’이라면 간 이식이 거의 유일한 해결책이다.”

-간 건강을 위해 ‘간 보호제’를 먹는 사람이 많은데.

“시중에 나와 있는 다양한 간 보호제와 건강식품 등을 복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전문의에게 처방받은 간 보호제가 아니라면 간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오히려 장기간 과다 섭취하면 혈액검사에서 문제가 나타나지 않아, 간 이상 신호를 체크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정확한 검진으로 간 건강을 먼저 확인한 뒤 전문의와 상의해 간 보호제 복용 여부를 정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