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태권도 동상, IOC 올림픽박물관에 우뚝...올림픽과 영원한 동행 기원

알림

태권도 동상, IOC 올림픽박물관에 우뚝...올림픽과 영원한 동행 기원

입력
2023.11.16 09:28
21면
0 0

35개 정식 종목 중 10종목만 설치
끊임 없이 진화한 태권도 노력 결실
태권도박애재단은 올림픽컵 수상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국제 스포츠계 인사, 태권도 관계자들이 태권도 동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국제 스포츠계 인사, 태권도 관계자들이 태권도 동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태권도 동상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운영하는 올림픽박물관에 세워졌다. 세계태권도연맹(WT) 창립 50주년을 기념하고 태권도와 올림픽의 영원한 동행을 기원하는 조형물이다.

IOC는 15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박물관에서 태권도 동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조정원 WT 총재를 비롯해 세르미앙 응 IOC 부위원장, 김재열 IOC 위원, 리카르도 프라카리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회장, 레온즈 에데르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회장 대행 등이 참석했다.

태권도계에서도 이동섭 국기원장과 이종갑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 직무대행이 뜻깊은 행사에 동참했다. 제막행사 직후엔 스위스태권도협회와 이탈리아태권도협회가 함께 마련한 태권도 시범 행사가 열렸다.

올림픽 박물관의 태권도 동상.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올림픽 박물관의 태권도 동상.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태권도 조형물이 자리 잡은 올림픽박물관은 1993년 IOC 본부가 위치한 로잔에 세워졌다. 역사적으로 귀중한 올림픽 관련 물품을 보관·전시 중인 곳으로 해마다 25만 명이 방문하는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동·하계를 통틀어 총 35개에 이르는 올림픽 정식종목(하계 28개·동계 7개) 중 올림픽박물관에 조형물을 설치한 종목은 태권도를 포함해 총 10개뿐이다. 태권도에 앞서 육상, 레슬링, 체조, 축구, 농구, 사이클, 양궁, 하키, 유도 등 9개 종목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박물관 앞마당에 들어섰다. 태권도 조형물은 박물관 입구 근처이자 영원히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유명 조형물 ‘올림픽의 불꽃(Olympic Flame)’ 바로 옆에 자리 잡았다.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 지위를 얻었다. 타 종목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올림픽 정식 종목군에 합류한 역사가 짧다. 그럼에도 IOC가 조형물 설치를 허락한 건 WT 창립(1973년) 이후 50주년을 맞이한 현재까지 태권도 보급을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한 노력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아울러 2000년 이후 오는 2028년 LA올림픽까지 8회 연속 정식 종목 자격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진화한 태권도의 노력을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WT 관계자는 “올림픽박물관 내에 조형물을 세운 종목들은 근대 올림픽의 역사와 함께 했거나 또는 IOC가 올림픽의 핵심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올림픽박물관에 들어선 태권도 조형물은 올림픽 코어 스포츠로서 태권도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올림픽박물관에 들어선 태권도 조형물은 이탈리아 조각가 밀로스 이폴리티(40)가 1년여 제작기간을 거쳐 완성했다. 25㎝ 두께의 팔각형 받침대 위에서 두 명의 태권도 선수가 서로에게 뒤돌려차기를 시도하는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담아냈다. 헤드기어에 전자호구를 착용한 모습으로 ‘올림픽 태권도’를 형상화했다.

행사에 참가한 김재열(왼쪽부터) IOC 위원, 바흐 IOC 위원장, 조정원 WT 총재, 세르미앙응 IOC 부위원장.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행사에 참가한 김재열(왼쪽부터) IOC 위원, 바흐 IOC 위원장, 조정원 WT 총재, 세르미앙응 IOC 부위원장.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실제 올림픽 경기장과 똑같은 팔각형 모양의 받침대 모서리 표면에는 태권도에 참여하는 5개 대륙의 이름, WT 및 태권도박애재단(THF) 엠블럼과 함께 WT의 차기 슬로건인 ‘sport of hopes and dreams(희망과 꿈을 주는 스포츠)’라는 글귀를 담았다.

제막 행사 직후 바흐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올림픽박물관에서 태권도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보게 돼 영광스럽고 기쁘다”면서 “태권도 동상은 올림픽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태권도가 굳건한 위상을 확보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태권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종목이자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매력적인 스포츠”라면서 “이 모든 변화는 조정원 WT 총재 겸 THF 이사장의 뛰어난 비전과 리더십에서 비롯됐다”고 칭찬했다.

조정원 WT 총재는 “한때 올림픽 종목 퇴출 이야기가 나올 때 태권도가 항상 먼저 거론되던 시기가 있었지만, 전 세계 태권도인들과 손잡고 과감한 개혁과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이어간 끝에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냈다”면서 “전자호구, 비디오 판독 시스템, 팔각형 경기장, 공격 지향적 점수 개편 등 태권도의 꾸준한 변화 노력은 IOC 내에서도 우수 혁신 사례로 손꼽힌다”고 강조했다.

조정원 WT 총재가 바흐 위원장에게 올림픽컵을 받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조정원 WT 총재가 바흐 위원장에게 올림픽컵을 받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이날 WT가 설립한 THF는 IOC가 제정한 '올림픽컵'(Olympic Cup)을 받았다. 올림픽컵은 '근대올림픽의 아버지'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 주도로 1906년 제정돼 올해로 117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아마추어 스포츠 보급 및 올림픽 발전에 공헌한 기관 또는 단체를 선정해 매년 수여한다.

통상 올림픽조직위원회 또는 개최국(개최도시), 국가 올림픽위원회를 대상으로 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린 지난해엔 중국 국민(People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드물게 스포츠 클럽이나 학교, 신문사, 국가 스포츠 행정기관 등이 상을 받기도 한다. 21세기에는 케냐의 킵 케이노 스쿨(2001년), 스위스의 알링기 요트레이싱팀(2003년), 미국의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 박물관(2005년) 등이 수상자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THF는 2000년대 이후 올림픽 개최와 직접적 연관이 없는 네 번째 수상 사례로 기록됐다.

THF가 상을 받은 건 태권도를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THF는 WT와 손잡고 전쟁 또는 자연재해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난민 청소년들에게 태권도를 무상으로 가르치는 교육 지원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태권도 동작과 정신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난민들이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도록 돕기 위해서다.

올해 초에는 WBSC와 함께 요르단과 시리아의 난민 캠프에서 태권도와 야구를 함께 하는 스포츠 축제 '호프 앤 드림스'(hopes and dreams)를 열기도 했다. 행사에는 난민 2,30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김지섭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