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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2마리 세포 섞인 '키메라 원숭이' 탄생… 영장류 중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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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2마리 세포 섞인 '키메라 원숭이' 탄생… 영장류 중 처음

입력
2023.11.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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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구팀, 10일 국제학술지에 발표
원숭이 두 마리의 줄기세포·배아 합쳐
새끼 원숭이 조직 67%, 줄기세포서 유래

생후 3일 된 키메라 원숭이의 눈동자와 손가락 등에 녹색 형광 신호가 보인다. Cell/Cao et al. 제공

생후 3일 된 키메라 원숭이의 눈동자와 손가락 등에 녹색 형광 신호가 보인다. Cell/Cao et al. 제공

중국 연구진이 서로 다른 원숭이 두 마리의 세포가 섞인 '키메라 원숭이' 출산에 성공했다. 인공 배아로 영장류 임신과 출산까지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류젠 중국과학원(CAS) 신경과학연구소 소장 연구팀은 10일 국제학술지 '셀(Cell)'에 긴꼬리원숭이 두 마리의 줄기세포와 배아를 합쳐 두 개체의 세포가 섞인 원숭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머리는 사자, 몸통은 염소, 꼬리는 뱀인 신화 속 동물 '키메라'처럼 유전적으로 여러 종류의 세포를 가진 원숭이가 처음 태어난 것이다.

연구팀은 먼저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지 7일째인 원숭이 A의 배아로부터 신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으로 자랄 수 있는 줄기세포를 채취했다. 배아 단계에서 존재하는 줄기세포는 다양한 신체 장기로 분화할 수 있는 특징(만능성)을 지녔다. 줄기세포는 다양한 조건에서 배양된 뒤 수정된 지 4~5일이 된 다른 원숭이 B의 배아에 주입됐다. 이 과정에서 두 세포가 어떤 세포로 발달하는지 알 수 있도록 녹색 형광 단백질 유전자를 추가했다.

원숭이 A의 줄기세포가 주입된 배아는 대리모 원숭이 30마리의 자궁에 이식됐다. 이 중 한 마리가 최종적으로 키메라 원숭이 출산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태어난 지 3일 된 키메라 원숭이의 심장, 뇌 등 26개 장기와 조직에서 유전자를 검사한 결과 평균 67%가 원숭이 A의 줄기세포에서 유래했음을 파악했다. 키메라 원숭이의 눈동자와 손가락 등 조직에서 줄기세포에 삽입한 형광 단백질 유전자가 발현됐다. 해당 유전자는 녹색 형광빛으로 확인됐다.

학계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가 앞으로 인간의 줄기세포 연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두 개체의 세포를 섞어 쥐를 만든 경우는 있었지만 비인간 영장류를 포함한 다른 종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미겔 에스테반 CAS 박사는 "이 결과는 원숭이의 순수한 초기 배아 줄기세포가 신체를 구성하는 모든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라며 "이는 영장류종에서 만능 줄기세포의 발달 잠재력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키메라 원숭이 모체의 배양 조건을 최적화하고 자궁에 주입된 배아의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연구팀은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추구해온 목표로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 배아 줄기세포 만능성에 대한 규명뿐 아니라, 유전공학과 종 보존 등 실용적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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