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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덮친 크루즈, 결국 950대 리콜... "무인택시 시기상조" 우려,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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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덮친 크루즈, 결국 950대 리콜... "무인택시 시기상조" 우려, 현실로

입력
2023.11.09 15:5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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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전면 운행 허용 두 달 만에
차 아래 사람 깔린 상태서 주행하는 사고
GM 크루즈, 미국서 운행 중단 이어 '리콜'

지난해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GM의 무인 자율주행 택시 크루즈. 샌프란시스코=이서희 특파원

지난해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GM의 무인 자율주행 택시 크루즈. 샌프란시스코=이서희 특파원


완전 무인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를 만들고 운영하는 제너럴모터스(GM) 크루즈가 로보택시 950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보행자를 덮치는 대형 사고를 낸 데 대한 조치로, 충돌 감지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그간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을 중심으로 '로보택시 전면도입은 시기상조'란 목소리가 컸는데, 이 주장이 틀리지 않았음이 입증된 셈이어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GM 크루즈 사업부는 8일(현지시간) 로보택시의 소프트웨어를 수정하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운영 중이던 로보택시 950대를 리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리콜은 해당 차량들의 소유주 자체가 GM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리콜과는 다르다. 기존 소프트웨어를 회수하고, 기존의 미비점을 개선·보완한 버전을 탑재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지난 8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여성이 길바닥에 로보택시 운행 시간 확대를 반대하는 메시지를 쓰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 연합뉴스

지난 8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여성이 길바닥에 로보택시 운행 시간 확대를 반대하는 메시지를 쓰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 연합뉴스

전량 리콜의 계기는 지난달 2일 샌프란시스코 시내 교차로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당시 한 여성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차량에 치여 옆 차선으로 튕겨 나갔는데, 해당 차선에서 달려오던 크루즈가 그를 그대로 덮쳤다. 크루즈의 브레이크는 피해자의 몸이 땅에 닿자마자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차가 멈췄을 땐 이미 그가 밑에 깔린 뒤였다. 크루즈는 이 상태로 약 6m를 더 움직였다고 한다. 피해 여성은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이 사고는 지난 8월 캘리포니아주 교통 당국이 샌프란시스코 내 로보택시의 연중무휴 운행을 승인한 지 두 달도 안 돼 발생했다. 당시 주정부는 안전 등을 우려한 샌프란시스코시와 시민들의 반대에도 로보택시 발전을 위해 24시간 운행 허가를 결정했다. 운행시간 제한 족쇄를 벗은 크루즈는 이후 크고 작은 사고를 내다가 급기야 보행자를 치기까지 했다. 사고 직후 주정부는 연중무휴 주행 허가를 정지시켰으나 '시기상조란 지적에도 운행 확대를 밀어붙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게 됐다.

현재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뿐 아니라 피닉스, 오스틴 등 다른 도시에서도 로보택시 시범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사고 여파로 로보택시 반대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조속한 재개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크루즈는 막대한 투자비를 올해부터 조금씩 만회해 나가겠다는 구상이었는데, 이 역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GM은 크루즈 사업부 구조조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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