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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게이처럼 입냐"… 男 스타들 괴롭히는 고질적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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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게이처럼 입냐"… 男 스타들 괴롭히는 고질적 '편견'

입력
2023.11.0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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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남자 연예인들 향한 '성차별적 조롱'
방탄소년단→윤지성까지…해결책 없나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과거 해외의 인종차별 및 성차별적 발언을 받아 국내외 팬들의 분노가 이어졌다. 빅히트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과거 해외의 인종차별 및 성차별적 발언을 받아 국내외 팬들의 분노가 이어졌다. 빅히트뮤직 제공

K-POP을 포함해 국내 남자 연예인들이 시시때때로 무례한 지적을 받는다. 바로 메이크업과 의상으로 불거지는 '게이설'이다. 서구권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종·성차별적인 발언으로 아시아 스타들을 조롱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호주 공영방송사의 한 뉴스쇼 진행자가 그룹 방탄소년단을 대상으로 인종차별 성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해당 뉴스쇼는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방탄소년단을 조명했는데 진행자들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이들은 "김정은이 남자 아이돌을 좋아하면 이제 한국에서 전쟁 문제는 없어질 수 있겠다" "한국에서 뭔가 터졌다는 뉴스를 듣고 폭탄인 줄 알았는데 방탄소년단이었다. 그런데 폭탄 터진 것보다 좋지 않다" 등 남북 문제를 빗대어 조롱했다.

뿐만 아니라 남자 진행자는 "내가 한 번은 '멤버 중에 게이 멤버가 있냐'고 SNS에 물어봤는데 팬들이 나를 엄청 공격했다"고 말하면서 "남자가 7명인데 게이 한 명은 분명히 있다. 그게 수학이다"라고 성 차별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2018년에도 멕시코 공영 방송의 한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방탄소년단을 두고 "구찌를 입었지만 남자들이 뼈만 남아서 약해 보인다"면서 "게이클럽에서 일하는 것 같다. 멤버 모두 여자처럼 보이는데 진짜 남자 맞냐"며 "LGBT(성 소수자)가 단체로 돌아다니는 것 같다"고 말했다가 논란에 휩싸였고 큰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진행자들은 "인기를 강조하기 위해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것"이라는 취지의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이는 서구권에서 K-POP 스타 또는 국내 연예인들을 두고 성차별적인 조롱을 일삼아온 역사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만든 사례가 됐다.

'윤식당2'에서 외국인들이 멤버들을 향해 조롱의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tvN 유튜브 캡처

'윤식당2'에서 외국인들이 멤버들을 향해 조롱의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tvN 유튜브 캡처

이는 비단 가수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같은 해 방송된 tvN '윤식당2'에서는 한 독일 남성이 이서진과 박서준을 두고 "게이 한국 남자들이 있다"고 말하는 장면이 포착돼 비판을 받았다. 다만 해당 장면은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다른 말로 번역해 방영 당시 논란을 피했다.

이는 서구 사회에서 남성성에 대한 이미지 인식이 다르기에 불거진 조롱이다. 과거 서구 사회에서는 남성 스타들이 애교를 부리며 팬 서비스를 하거나 사랑스러운 안무를 추는 경우가 드물어 K-POP를 상대로 전통적인 남성성이 부족하다는 일침을 가하는 경우가 잇따랐다. 국내에서도 김희철이 장발과 메이크업 등 때문에 성소수자로 오해를 받았다고 예능에서 고백한 바 있다.

이에 일부 연예인들의 현명한 대처가 눈길을 끈다. 김희철은 데뷔 당시부터 불거졌던 일부 의혹에 대해서 "처음에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면 (성소수자들에게) 실례가 될 것 같았다. 또 해외든 국내든 제 공연을 보러 오는 팬 중에도 (성소수자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럼 그들에게 너무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최근 워너원 출신 윤지성 역시 팬 플랫폼을 통해 "세상에 게이 같은 옷은 없다. '여성스럽다'의 정의는 무엇이냐. 남자다운 머리, 행동, 말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신념을 드러냈다. 이는 한 팬이 윤지성에게 "게이 같은 옷을 왜 입었냐"고 말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이처럼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빈번하게 불거지는 젠더 감수성 미흡 문제가 현대 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된 상황이다. 한국을 발판 삼아 전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많은 이들이 다양성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대목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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