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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산문학상 시인 김기택·소설가 현기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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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산문학상 시인 김기택·소설가 현기영 수상

입력
2023.11.06 16:25
수정
2023.11.06 16:3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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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회 대산문학상 4개 부문 수상자 발표
희곡 이양구, 번역 마티아스 아우구스틴·박경희

6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제31회 대산문학상 수상자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김기택 시인, 현기영 소설가, 이양구 극작가가 자신의 수상작을 들어 보이고 있다. 대산문화재단 제공

6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제31회 대산문학상 수상자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김기택 시인, 현기영 소설가, 이양구 극작가가 자신의 수상작을 들어 보이고 있다. 대산문화재단 제공

올해 대산문학상 수상자로 김기택(66) 시인과 현기영(82) 소설가가 선정됐다. 두 작가는 각각 시집 ‘낫이라는 칼’와 장편소설 ‘제주도우다’로 시와 소설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희곡 부문은 '당선자 없음’의 이양구(48) 극작가가 상을 받는다.

6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제31회 대산문학상 수상자 기자간담회에서 현기영 소설가는 "이 나이에 (수상이) 좀 쑥스럽고 면구스럽다"고 거듭 밝히면서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역대 최고령 수상자인 그는 '순이삼촌'으로 제주 4·3을 알리고 장편소설 '제주도우다'를 통해 다시 한번 제주의 아픔이 가진 현재적 의미를 깊게 조명했다. 그는 "(내)소설도, 4·3도, 중앙과 변방의 너무나 부당한 싸움으로 생각해서 그 억울함을 드러내겠다는 마음으로 소설을 쓴 세월이 오래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번 상이 "제주도의 역사를 대한민국의 중요한 현대사 부분이라는 것을 인정해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단은 이 소설에 대해 "제주의 신화와 설화의 소용돌이를 현재적으로 되살리고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 해방공간에 이르기까지 제주 삶의 실상과 역사를 종횡으로 넘나들면서 4·3의 비극을 넓고 깊게 해부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시 부문 수상자인 김기택 시인은 수상 소식을 전화로 듣는 순간 스스로가 '작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놀라운 정도로 새로운 시인들의 작품이 많이 나와서 상대적으로 제 작품이 읽을 만한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었다"며 그간의 문학적 고민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는 이번 상이 자신을 응원해주는 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써온 틀에서 벗어나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소감을 말했다. 심사위원단은 시집 '낫이라는 칼'에 대해 "오늘의 현실에서 맞서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하는 지적 생명의 노력을 진보시키고 있으며 미적 완성의 최고도를 향해 솟아올랐다"고 평가했다.

제31회 대산문학상 번역 부문 수상자는 천명관의 소설 '고래'를 독어로 번역한 마티아스 아우구스틴(왼쪽)과 박경희 번역가가 선정됐다. 대산문화재단 제공

제31회 대산문학상 번역 부문 수상자는 천명관의 소설 '고래'를 독어로 번역한 마티아스 아우구스틴(왼쪽)과 박경희 번역가가 선정됐다. 대산문화재단 제공

희곡 수상작인 '당선자 없음'은 지난해 '공정'을 주제로 공연된 두산인문극장 작품 중 하나다. 해방공간의 제헌헌법 제정 과정이라는 과거와 그 이야기를 방송 프로그램으로 제작하며 빚어지는 갈등을 통해 공정의 기준에 질문을 던진다. 이양구 작가는 "사람이든 관계든 국가든 균형을 잘 잡고 살아가야 하는데, 모두가 (현재 우리가) 균형을 잃어버렸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은 다 다르다"면서 "그 점을 세심하게 살피려고 했다"고 집필 의도를 설명했다.

번역 부문에는 천명관의 소설 '고래'를 독어로 옮긴 부부 번역가 마티아스 아우구스틴(55), 박경희(54)씨가 선정됐다. '고래' 독어판 번역을 2016년 처음 결심한 후 현지 출판사 문을 직접 두드린 끝에 2022년 9월 출간된 이들의 'Der Wal'(데르 발·고래)은 "번역의 충실성과 가독성을 두루 갖춰 이야기의 힘을 그대로 살려낸 번역"이라는 호평을 들었다.

매년 시상하는 대산문학상은 희곡과 평론 부문은 격년제로, 번역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번역물을 해마다 번갈아 심사한다. 수상자에게는 부문별로 상금 5,000만 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시상식은 오는 23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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