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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비늘 지붕으로 미관·친환경 다 잡았다... 100년 내다본 구글의 신사옥

입력
2023.11.07 04: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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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실리콘밸리 새 랜드마크 구글 '베이 뷰'

구글이 지난해 5월 문을 연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신사옥 '베이 뷰' 전경. 용비늘을 연상시키는 태양광 패널이 지붕을 덮고 있다. 마운틴뷰=AFP 연합뉴스

구글이 지난해 5월 문을 연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신사옥 '베이 뷰' 전경. 용비늘을 연상시키는 태양광 패널이 지붕을 덮고 있다. 마운틴뷰=AFP 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네모반듯 비슷비슷한 모양의 건물들과 공원 사이로 독특한 모양의 초대형 구조물이 멀리서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붕이 마치 은빛 용비늘로 덮인 듯한 건물로, 구글이 지난해 정식으로 문을 연 신사옥 '베이 뷰(Bay View)'다.

구글은 지난달 12일 베이 뷰 건너편의 한 건물(그레이디앙 캐노피)에 외부 방문객을 위한 체험형 센터를 열었다. 픽셀 스마트폰 등 구글의 최신 제품들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 공간과 카페, 굿즈 매장 등으로 구성됐다. 방문자 센터가 들어선 건물은 베이 뷰와 거의 똑같이 생겼는데, 직원들만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한 베이 뷰와 달리 누구나 오갈 수 있다. 베이 뷰의 분위기를 이곳에서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센터는 문이 열리자마자 실리콘밸리의 새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평일이었던 이날도 20여 명의 방문객이 카페 좌석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대형 버스가 수십 분 간격으로 오가며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 마운틴뷰에 사는 직장인 니야티 갈라는 "외관이 너무 독특해서 항상 궁금했던 곳"이라며 "방문자 센터를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동료들과 함께 와 봤는데 역시 인상적"이라고 했다.

구글이 지난해 완공한 건물 '그레이디앙 캐노피'의 전경. 용비늘 모양의 태양광 패널이 지붕을 뒤덮고 있는 게 특징이다. 구글은 지난달 이 건물에 방문자 센터를 열었다. 구글 제공

구글이 지난해 완공한 건물 '그레이디앙 캐노피'의 전경. 용비늘 모양의 태양광 패널이 지붕을 뒤덮고 있는 게 특징이다. 구글은 지난달 이 건물에 방문자 센터를 열었다. 구글 제공


지금까지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건물로는 주로 애플파크가 꼽혔다. 애플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가 설계에 참여한 애플 본사 건물로, 미확인비행물체(UFO)를 연상시키는 초대형 원형 고리 모양이 시선을 압도한다. 애플파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애플 방문자 센터는 그래서 일년 내내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으로 북적거린다.

하지만 이제는 구글 베이 뷰 캠퍼스(사옥과 부속 시설을 통칭하는 말)가 애플파크 못지않게 붐빌 듯하다. 베이 뷰는 구글이 사내 부동산 개발팀 주도로 직접 설계해 지은 첫 번째 캠퍼스다. 10억 달러(약 1조3,100억 원)를 투입해 총 10만2,190㎡ 부지 위에 2개의 사무동 건물(베이 뷰, 베이 뷰2)과 행사장으로 쓰이는 작은 건물 총 3개의 건물을 세웠다. 2017년 착공 후 완공까지 걸린 시간은 약 6년. 화려한 외관만 봐도 구글이 얼마나 작심하고 이 캠퍼스를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구글이 그러나 '단지 눈에 띄기 위해' 눈에 띄는 건물을 지은 건 아니다. 베이 뷰 캠퍼스 건립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미셸 카우프만 구글 부동산 디렉터는 지난해 캠퍼스 오픈 당시 한국일보와 만나 "구글이 향후 100년을 내다보고 현재의 최고 기술을 총동원해 지은 캠퍼스"라고 했다. 100년 뒤에도 주변 환경, 사람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을 최우선에 두고 만들었다는 의미다.

구글 베이 뷰의 지붕은 이른바 용비늘 태양광 패널 9만 개로 덮여 있다. 직사광선이 강한 시간대에 주로 발전하는 직사각형 형태 패널과 달리, 용비늘 패널은 곡선형으로 연결돼 있어 태양이 떠 있는 내내 발전이 가능하다. 구글 제공

구글 베이 뷰의 지붕은 이른바 용비늘 태양광 패널 9만 개로 덮여 있다. 직사광선이 강한 시간대에 주로 발전하는 직사각형 형태 패널과 달리, 용비늘 패널은 곡선형으로 연결돼 있어 태양이 떠 있는 내내 발전이 가능하다. 구글 제공


지붕 덮은 용비늘 패널 9만 개, 사용 전력 40% 생산

지붕을 덮고 있는 이른바 용비늘 태양광 패널은 베이 뷰 캠퍼스 건물들의 가장 큰 특징이다. 구글이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제작한 다이아몬드 모양의 패널로, 총 9만 개가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이 패널들엔 빛을 반사시키지 않고 가둬 두도록 특수 개발된 프리즘 기술이 적용됐다고 한다. 그 덕에 비행기 조종사나 차량 운전자도 눈부심 없이 주행할 수 있다.

하루 중 직사광선을 가장 잘 흡수할 수 있는 특정 시간대에 최대 전력을 생산하는 기존 직사각형 형태 패널과 달리, 용비늘 패널은 태양이 떠 있는 내내 발전이 가능하다. 패널들이 곡선형으로 연결돼 있어 태양이 어느 위치에 있든 빛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용비늘 패널 지붕은 최대 7㎿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데, 이 건물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약 40%에 해당한다. 구글은 "이를 통해 매년 11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자동차 약 2만 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양과 비슷한 정도다.

하늘에서 태양 빛을 이용한다면, 땅에선 연평균 65도의 지열을 활용한다. 베이 뷰는 건물 냉난방에 필요한 북미 최대 규모의 지열 발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구글은 베이 뷰의 땅 아래 미식축구장 15개 규모인 거대 면적에 수천 개의 지열 발전용 파일(pile)을 박았다. 지열 시스템은 특히 탄소 강도가 높은 겨울철에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기존 전기 난방식 건물과 비교할 때, 연간 탄소 배출량을 총 50% 감소시킬 것이란 게 구글의 설명이다.

구글의 신사옥 베이 뷰는 일반 건물 5, 6층 높이임에도 내부가 단 두 개 층으로만 구분돼 있다. 2층에선 어느 자리에 있든지 자연광을 받을 수 있다. 층은 있지만 벽이 없는 것도 베이 뷰의 특징이다. 언제든 자유자재로 공간 구성을 바꿀 수 있도록 벽을 두지 않았다. 구글 제공

구글의 신사옥 베이 뷰는 일반 건물 5, 6층 높이임에도 내부가 단 두 개 층으로만 구분돼 있다. 2층에선 어느 자리에 있든지 자연광을 받을 수 있다. 층은 있지만 벽이 없는 것도 베이 뷰의 특징이다. 언제든 자유자재로 공간 구성을 바꿀 수 있도록 벽을 두지 않았다. 구글 제공


언제든 공간 변형 가능하도록... 층만 남기고 벽은 없앴다

베이 뷰는 일반 건물 5, 6층 높이임에도 내부가 단 두 개 층으로만 나뉘어 있다. 1층은 모임과 소통을 위한 공간, 2층은 업무 공간으로 구성됐다.

건물 지붕과 바로 맞닿아 있는 2층에선 어느 위치에 있든 자연광을 받을 수 있다. 천장의 채광창은 해의 위치에 따라 스스로 열고 닫으면서 각 자리에 도달하는 빛의 양을 세밀하게 조절한다. 이 건물의 환기 시스템은 100% 외부 공기를 이용한다. 일반적인 건물은 20~30% 수준이라고 한다. 구글은 실내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갇혀 있는 듯한' 답답함을 주지 않기 위해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베이 뷰엔 고정된 벽이 없다는 것이다. 일하는 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공간 구성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벽을 만들지 않았다. 이는 현재의 직원들뿐 아니라 미래의 직원들을 위해서다. 미래 직원들이 원하는 사무실은 어떤 형태일지 지금은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어떤 것도 고정적 형태로 만들지 않은 것이다.

베이 뷰의 유리벽엔 이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조류 30종의 이름이 30개 언어로 촘촘하게 박혀 있다. 유리를 알아보지 못하는 새들이 글자를 장애물로 인식해 피할 수 있도록 새긴 것이다. 구글 제공

베이 뷰의 유리벽엔 이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조류 30종의 이름이 30개 언어로 촘촘하게 박혀 있다. 유리를 알아보지 못하는 새들이 글자를 장애물로 인식해 피할 수 있도록 새긴 것이다. 구글 제공


건물 외벽은 유리로 돼 있는데, 여기엔 균일한 간격으로 아주 작은 글씨들이 박혀 있다. 이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조류 30종의 이름을 30개 언어로 새긴 것이다. 사람과 달리 새들은 유리를 인식하지 못해서, 날다가 유리에 충돌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구글은 "눈에 보이는 표시를 유리에 해 두면 새가 이 표시를 장애물로 인식하고 피해서 날기 때문에 조류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를 위한 배려도 잊지 않은 셈이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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