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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간호대 증원 협상하는 김에… 숙원과제 테이블에 올려놓는 의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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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간호대 증원 협상하는 김에… 숙원과제 테이블에 올려놓는 의료계

입력
2023.11.0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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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의료사고 분쟁, 간호사는 PA 부담 완화 요구
복지부,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소청과로 확대 검토

지난 2일 박민수(왼쪽)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서울 중구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회의실에서 열린 의료분쟁 제도개선 협의체 회의에서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일 박민수(왼쪽)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서울 중구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회의실에서 열린 의료분쟁 제도개선 협의체 회의에서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의료계가 의대·간호대 정원 확대 논의 테이블에 처우 개선 숙원 과제들을 함께 올리며 정부와의 줄다리기를 본격화한 모습이다. 정부가 지역의료·필수의료 강화의 핵심 과제로 여기는 의사·간호사 증원 협상에서 얼마간 양보를 하는 대신 의료사고 처벌 면제, 진료지원(PA) 간호사 양성화 등 의료진 업무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적 조치를 받아내겠다는 계산이다.

3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양측은 '의료분쟁 제도개선 협의체'를 새로 꾸려 전날 첫 회의를 열었다. 협의체는 의료사고 피해자 구제 방안과 함께 의사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의료사고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기구다. 의료계에서는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가 참여하고 법조계, 환자단체, 시민사회단체도 참여한다.

의료인의 의료사고 부담 완화는 정부도 필수의료 강화 차원에서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필수의료는 업무 강도가 셀뿐더러 의료사고 위험이 큰 고난도 수술이 많은데, 사고에 따른 법적 책임을 의사들이 과중하게 지게 되면 인력 이탈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어서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협의체 회의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장기간 분쟁으로 환자와 의료인 모두 정신적, 금전적 피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고위험 의료행위 도중 발생한 의료사고는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지금도 환자 생명을 위협하거나 장애가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면 피해자와 조정이 성립된 의료사고에 대해 의사는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기소되지 않는데, 이런 면책 범위를 더 넓혀달라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에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보상 범위를 대표적 기피 진료과인 소아청소년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는 분만 의료에 한해 의사의 과실 없이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 국가가 환자에게 보상하는 '국가보상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는 향후 협의체 회의에서 소청과 의료행위 가운데 어디까지 국가보상 대상으로 할지를 협의할 계획이다.

지난달 10일 제주 서귀포시 화순항 인근 해상에서 제주지방해양경찰청과 한라병원 응급외상센터 의료진이 '해양 외상 의료 지원팀' 훈련을 전개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10일 제주 서귀포시 화순항 인근 해상에서 제주지방해양경찰청과 한라병원 응급외상센터 의료진이 '해양 외상 의료 지원팀' 훈련을 전개하고 있다. 뉴시스

복지부는 앞서 6월 말부터 '진료지원인력 개선 협의체'를 구성해 PA 간호사의 제도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PA 간호사는 의사를 대신해 수술, 시술, 처방을 하는 이들을 뜻한다. 고질적 의사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의료현장에서 필수 인력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막상 의사가 아니라면 이런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보니 무면허 진료 논란이나 의료사고 책임 시비가 빈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간호계는 PA의 업무 범위 규정과 인력 기준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복지부는 PA를 당장 제도화하기는 어렵지만 그 존재와 역할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법적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협의체를 통해 PA 간호사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의료 행위의 범위를 점차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료계의 다른 현안도 의대·간호대 증원 협상 국면에서 적극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한의사협회는 복지부에 한의대 정원 일부를 의대 정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간호계는 올 초부터 간호사 1명이 보는 환자 수를 현행 10~30명에서 5명으로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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