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서 “꿈인 줄 알았다” 진술
미국 알래스카항공의 비행기가 2019년 2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리치몬드에 있는 밴쿠버 국제공항에 착륙할 준비를 하고 있다. 리치몬드=로이터 연합뉴스
84명이 타고 있던 여객기의 엔진을 공중에서 끄려고 시도한 미국인 조종사가 마약 성분이 있는 ‘환각 버섯’을 먹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종사는 “꿈을 꾸는 줄 알았기에 깨어나려고 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승객과 승무원 총 83명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된 알래스카항공의 조종사 조지프 데이비드 에머슨(44)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에머슨은 지난 22일 미국 워싱턴주(州) 에버렛에서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알래스카항공 자회사 호라이즌항공 2059편에서 비번 조종사석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 여객기 엔진을 끄려고 시도했다. 다른 조종사들이 이를 제압하면서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에머슨은 자신이 6년 동안 우울증에 시달렸고, 최근 친구가 사망하면서 환각 버섯으로 ‘치료 실험’을 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NYT는 전했다. 환각 버섯의 성분 중 하나인 사일로빈(실로시빈)은 한국에서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 의약품에 해당하지만, 미국 오리건주는 2020년 이를 정신질환 치료에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에머슨은 이 버섯을 먹고 난 후 40시간 넘게 잠을 자지 못한 상태로 비행기에 탑승했다고도 설명했다.
현재 수사 당국은 에머슨이 비행 당시에도 환각 상태였는지에 대한 파악에 나섰다. 20년 이상 비행기 조종사로 일한 에머슨은 정기적 건강 검진 등을 거쳤고, 올해 9월에도 연방항공국의 관련 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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