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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저사양 AI칩' 수출 금지에... 엔비디아 시총, 하루 새 72조 원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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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저사양 AI칩' 수출 금지에... 엔비디아 시총, 하루 새 72조 원 증발

입력
2023.10.18 14:4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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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엔비디아, 일부 사업 이전 검토"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저사양 인공지능(AI) 칩의 중국 수출길을 틀어막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이번 조치의 핵심 타깃인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72조 원 이상 증발했다. 엔비디아는 당장의 매출에는 거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68% 떨어진 439.38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시총은 1조850억 달러(약 1,471조2,600억 원)를 기록, 전날 대비 533억 달러(약 72조2,740억 원) 감소했다. 인텔(-1.37%)과 AMD(-1.24%), 브로드컴(-2.01)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모두 하락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모임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0.8% 하락해, 이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시총이 하루 새 730억 달러(약 98조 원)나 줄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에 앞서 미 상무부는 이날 오전 사양이 낮은 AI 칩의 대중국 수출 금지를 골자로 한 새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기술을 사용한 첨단 반도체 장비와 고사양 AI 반도체 등을 중국에 수출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최신 반도체, 또는 첨단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무기 등에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엔비디아, 인텔 등이 사양을 다소 낮춘 칩을 따로 만들어 수출 금지를 우회하자, 1년 만에 기존 규제를 보다 촘촘하게 보완한 새 정책을 내놨다. 수출 금지 품목 기준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중국용 저사양 칩'까지 수출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에 더해 상무부는 중국이나 마카오, 미국의 무기 금수 대상 국가에 모기업을 둔 업체들에 대해서도 반도체 수출을 원천 금지했다.

사실상 이는 엔비디아를 정면 겨냥한 조치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규제 시행 이후 중국 시장만을 위한 저사양 AI칩 A800, H800을 개발해 판매해 왔다. 게다가 새 정책은 반도체 기업들이 강화된 기준 이하의 반도체를 판매할 때도 정부에 사전 보고할 것을 의무화했다. '중국에 대한 모든 수출길이 원천 차단된 셈'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른 단기적 매출 손실 규모는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의 AI 칩 수요가 워낙 많기 때문에 대중 수출 감소의 영향이 상쇄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지난 6월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국 기업들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경쟁을 주도할 기회를 영구적으로 상실함으로써 사업과 실적에 영향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의존도는 약 20%인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장기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사업을 수출 규제 조치가 미치지 않는 국가로 이전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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