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공격당한 마을 집단농장서
"총으로 아기 등 일가족 몰살 정황"
"주민 대피한 곳에 불 질러 죽이기도"
이스라엘 군인들이 10일 남부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서 하마스 공격으로 희생된 시신을 옮기고 있다. 크파르 아자=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기습 공격한 이스라엘 남부의 한 마을에서 아기와 어린이 수십 명이 살해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i24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하마스가 공격한 이스라엘 남부 크파르 아자 키부츠(집단농장)에서 총살당한 아기 등 온 가족 시신이 군 수색 과정에서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 지역에서만 아기 시신 40구가 나왔고, 일부 시신은 참수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IDF) 소장 이타이 베루브는 현장에 동행한 취재진에게 "여러분은 테러리스트들이 아기와 엄마, 아빠를 침실에서, 대피실에서 어떻게 죽였는지 볼 수 있다”며 “이건 전쟁이 아니고, 여기는 전쟁터가 아니다. 그것은 대학살"이라며 분노했다. 그는 또 "수십 년간 군인으로 살면서 이런 모습은 본 적이 없다”며 "어릴 적 홀로코스트 역사에 대해 들은 적이 있지만 내 눈으로 그 장면을 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참담해했다.
가자지구에서 약 4.8km 떨어진 크파르 아자는 하마스 공격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 중 한 곳이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이 마을의 집들이 불에 그을렸거나 무너져 있었고 자동차도 불에 탄 채 방치돼 있는 등 폐허로 변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어느 집의 부엌 탁자에는 가득 찬 커피잔과 우유 한 병이 그대로 놓여 있어 (하마스의 공격으로) 주말 아침의 평화가 어떻게 깨졌는지를 보여줬다"며 "집 안 바닥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10일 남부의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받아 시커멓게 그을린 집에서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크파르 아자=EPA 연합뉴스
가자지구 인근의 또 다른 마을인 베에리 키부츠에서도 전날 100구가 넘는 시신이 발견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 마을 생존 주민 중 한 명은 "겁에 질려 있던 나의 90세 할머니가 거실에서 총 두 발을 맞고 목숨을 잃었다"며 "누군가는 열두 살짜리 딸을 잃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80세 할아버지가 등 뒤로 수갑이 채워진 채 납치되는 모습을 직접 봤다"며 "15세 소년과 그의 부모가 대피소에 숨어 있었는데 하마스가 그들이 대피한 곳에 불을 질러 죽였다”고 참상을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의 사망자는 11일 기준 2,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측 사망자가 1,200명 이상 발생했고,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이 이어지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망자도 800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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