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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관 전기료 부담 덜어 준 재생에너지 사업, 내년엔 사라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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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복지관 전기료 부담 덜어 준 재생에너지 사업, 내년엔 사라질 위기

입력
2023.10.1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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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정부 예산안서 100% 삭감
재생에너지 보급+복지시설 에너지 절감 효과
꾸준한 수요..."취약계층 후순위로 밀리면 안 돼"

2019년 제주의 한 마을복지시설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돼 있다. 제주도 제공

2019년 제주의 한 마을복지시설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돼 있다. 제주도 제공

인천의 한 요양원은 올해 건물 지붕에 20킬로와트(㎾) 규모의 태양광발전 설비 설치를 시작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반 조성사업'에 선정돼 설치비 지원이 이뤄져서다. 설비가 완공되면 요양원은 연간 250만 원의 전기요금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 전체 요금의 약 19%를 줄이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복지시설 전기료 절감을 위해 재생에너지 설치 비용을 지원한 정부 사업이 내년에는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10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2024년 기후대응기금 정부 예산안에는 해당 사업 예산이 전혀 없다. 100% 삭감이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기금 외에 다른 재원으로 사업을 할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며 "이대로 국회에서 예산안이 확정되면 사업은 종료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는 노인·아동복지시설 등 주로 공공시설에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비가 지원됐다. 정부가 50%를 내면 지자체가 나머지를 부담하는 방식이었다. 5년간 총 1,587건의 사업이 선정됐다. 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는 동시에 복지시설의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가 생겼다.

에너지공단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당초 정부 예산안에 관련 사업비를 편성했지만 기획재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삭감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년간 진행한 만큼 이미 설치된 곳이 많아 지자체의 수요가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기존 사업을 종료하고 다른 쪽으로 해보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여파 등으로 2021년 사업 건수가 280건으로 2019년(373건)에 비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다만 2022년(110억 원)에 비해 예산이 13% 감소한 올해(95억 원)는 287건으로 늘기도 했다. 산업부는 재정 조달이 불투명해지자 내년도 수요조사를 중간에 중단했지만 부산 울산 경기를 비롯한 여러 시도는 공공의료원, 지역자활센터, 경로당 등에 설치를 희망했다.

설사 수요가 줄었어도 탄소감축 효과를 고려할 때 사업 중단이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이 사업을 통해 보급한 재생에너지 용량은 태양열·지열발전 등을 제외한 태양광발전으로만 7,055㎾다. 연간 약 4,322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수준으로 소나무 180만 그루가 흡수하는 탄소 양과 맞먹는다.

복지시설에 에너지 비용 지원 역할을 했던 사업이 아예 사라졌다는 것도 문제다. 산업부는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운용되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지원사업 등에 편입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사업 역시 내년 예산이 올해에 비해 35.4% 쪼그라들었다.

기후단체들은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신재생에너지가 후퇴하면서 한정된 기후기금이 산업계 지원에 쏠리고 지역사회와 노동자 등 취약계층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플랜1.5의 권경락 활동가는 "현재 기금은 부처별 나눠먹기식이라 본래 목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정의로운 전환에 기여한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올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불요불급한 사업들은 과감하게 삭감하고 에너지 전환 등 시급한 사업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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