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당사자 자제" 촉구
원유 수입 중동 의존도 94%
일본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에서 '균형 외교' 기조를 지키고 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 유럽 국가들과 다른 입장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하마스의 민간인 살상을 비난하면서도 “모든 당사자”(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무력 사용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러시아 제재에 곧바로 동참했을 때와 다르다.
기시다, 하마스 공격 '테러'로 규정 안 해
기시다 총리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 하루 만인 지난 8일 첫 입장을 냈다. 그는 X(옛 트위터)에 “죄 없는 일반 시민들에게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일본은 이를 규탄한다”고 쓴 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모든 당사자에게 최대한 자제할 것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문구는 없었다. 하마스의 공격을 ‘테러’로 지칭하지도 않았다. 같은 날 가미카와 요코 외무장관도 성명에서 양측의 무력 자제를 호소했다.
주요 7개국(G7)에 속한 서방 국가와는 크게 대비되는 행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하마스의 공격 후 신속하게 비판 성명을 발표했고 “미국은 계속 이스라엘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일본을 제외한 G7의 5개국 정상과 함께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하고 단합된 지지를 확인하며, 하마스의 끔찍한 테러 행위에 대해 분명히 비판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도 9일 발표했다.
원유 수입 94% 중동 의존...'균형 외교' 추구
일본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서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각각의 독립된 국가로서 평화롭고 안전하게 공존해야 한다는 ‘2국가 해법’을 지지해 왔다. 2019년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미국 등의 유조선을 공격해 미국이 다국적 호위 연합체 구성을 제안했을 때도 일본은 동참하지 않았다. 당시 일본은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해 호르무즈 해협을 제외한 지역에 자위대 함정을 독자적으로 파견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일 중동 문제에 대해 일본이 균형을 유지하려 하는 것이 “원유 수입의 대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일본은 원유 수입량의 94%를 중동에 의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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