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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중2부터 고교 내신 9등급→5등급 단순화… 수능은 선택과목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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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중2부터 고교 내신 9등급→5등급 단순화… 수능은 선택과목 사라진다

입력
2023.10.10 15:00
수정
2023.10.10 18:3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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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
고1 상대평가, 고2·3 절대평가 방안 폐기
1등급 4%→10%, 2등급 11%→34%로 확대
수능 사탐·과탐 통합 출제 "융합학습 유도"
수능 카르텔 근절 위해 과세 정보도 확인

9월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열린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에서 고3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 취재단

9월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열린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에서 고3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 취재단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25학년도부터 고교 내신 평가가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뀐다. 이들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는 모든 영역이 공통과목으로 치러져 지금과 같은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논란이 사라질 전망이다.

교육부가 10일 이 같은 내용의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시안에 따르면,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2025학년부터 고교 모든 학년과 과목에서 학생의 학업 성취도가 각각 5단계로 이뤄진 절대평가(A~E)와 상대평가(1~5등급) 등급으로 표기된다. 5등급제에서 1등급 범위는 성적 상위 10%로, 현행 9등급제 기준 1등급(상위 4%)보다 확대된다. 2등급 이상은 현행 상위 11%에서 34%까지로, 3등급 이상은 23%에서 66%까지로 확대된다.

내신 5등급제... 상위 10%까지 1등급

이는 2021년 2월 발표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에 변화를 준 것이다. 당시 교육부는 2025학년도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라 공통과목을 이수하는 고1은 9등급 상대평가, 선택과목을 듣는 고 2·3은 절대평가로 내신 성적을 매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 상대평가인 고1 내신이 대입에 중요해지면서 학생 간 경쟁이 과열되고 사교육이 확대될 거란 우려와 함께, 고1 내신 성적에 만족하지 못한 학생들이 수업 열의를 잃거나 수능 준비에 전념하려 자퇴하는 등 '교실 붕괴' 염려도 컸다. 고2·3 내신 절대평가를 두고도 '성적 부풀리기'로 변별력이 저하될 거란 지적이 따랐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올해 6월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발표에서도 유지키로 한 고교 학년별 내신 평가 이원화 방안을 철회했다. 교육부는 내신 9등급제가 반 친구끼리 과도한 경쟁을 조장하고 과잉 사교육을 유발해 미래사회에 필요한 협업 능력과 공동체 의식과 상충된다고도 설명했다.

교육부는 내신 절대평가의 안착과 사고력 및 문제해결력을 측정할 수 있는 논·서술형 평가 도입을 위해 내년부터 교사들의 평가 역량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과목별 성취 수준을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국가 수준에서 표준화된 평가 기준을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다.

수능 전 영역, 공통과목에서 출제

수능은 2028학년도 시험 시행 때부터 선택과목을 배제해 단순화한다. 국어는 현행 '공통과목(독서와문학)+선택과목(화법과작문·언어와매체) 택 1' 방식에서 벗어나 공통과목(화법과언어·독서와작문·문학)에서만 출제된다. 수학 역시 '공통과목(수학Ⅰ·Ⅱ)+선택과목(확률과통계·미적분·기하) 택 1' 방식 대신 공통과목(대수·미적분Ⅰ·확률과통계)으로만 치러진다. 교육부는 "현행 수능과 비교해 학습량은 거의 동일하다"고 했다. 대신 교육부는 첨단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수능에 미적분Ⅱ와 기하를 묶은 '심화수학' 영역을 절대평가 방식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은 각각 '통합사회' '통합과학' 영역으로 개편된다. 문·이과 구분 없이 17개 과목(사회 9, 과학 8) 중 최대 2개를 택하는 현행 방식 대신, 사회·과학의 기본 및 핵심 내용을 바탕으로 융합 평가를 하는 방안이다. 대학이 각 영역 수준을 평가할 수 있게 시험시간과 점수는 분리된다. 영어, 한국사, 제2외국어는 절대평가와 EBS 50% 연계 방식이 유지된다.

교육부가 수능 선택과목 폐지안을 내놓은 이유는 학생에게 진로와 적성을 고려한 응시과목 선택권을 준다는 도입 취지와 달리, 표준점수 확보에 유리한 특정 과목으로 응시생이 쏠리는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능에서 과학탐구 중 지구과학Ⅰ은 응시자의 33.7%가 몰렸으나 물리학Ⅱ는 0.6%에 그쳤다. 사회탐구 역시 생활과윤리와 경제의 응시율이 32.9%와 1.1%로 극명히 갈렸다. 교육부는 "어떤 과목을 택했는지에 따라 원점수가 같아도 표준점수는 달라져 학생과 학부모들이 혼란을 겪고 수능이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는 고교학점제에서 선택과목 체제를 유지하면 수능 유불리 논란이 더욱 확대될 거라는 우려도 감안됐다.

대입 제도 개편에도 서울 주요 16개 대학에 적용되고 있는 '정시 40%'(모집인원의 40% 이상을 정시모집으로 충원) 룰은 유지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시 비율 조정은) 입시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사안이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내달 공청회 거쳐 연내 개편안 확정

수능 공정성 담보를 위해 출제진과 사교육 업체 간 카르텔 차단책도 제시됐다. 학원 등에 문항 등을 판매하면 수능 출제·검토위원에서 원천 배제된다. 출제·검토위원은 미리 구성된 인력풀에서 무작위 추첨으로 선정되며, 선정자에 대해서는 영리행위 허위 신고 소지를 차단하고자 국세청을 통해 과세 정보를 확인한다. 수능 출제 후 5년간은 이를 경력으로 활용한 사교육 영리행위가 금지된다.

이번 시안은 이날 국가교육위원회에 보고됐으며, 다음 달 대국민 공청회 등을 거쳐 올해 안에 확정될 예정이다. 이주호 장관은 "대입 제도는 입시 현실과 교육의 이상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며 "대입 제도를 구성하는 두 축인 수능과 고교 내신이 공정과 안정을 바탕으로 나은 방향으로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현성 기자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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