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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의 딜레마'... LH, 작년 임대 적자 2조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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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임대주택의 딜레마'... LH, 작년 임대 적자 2조 '역대 최대'

입력
2023.10.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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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두배 급증
유지만 해도 손실 눈덩이
윤 정부 50만 호 공급 빨간불

경남 진주시 LH 본사 전경. LH 제공

경남 진주시 LH 본사 전경. LH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공공임대주택 부문에서 역대 최대인 2조 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LH 여력이 갈수록 고갈될 수밖에 없어 윤석열 정부가 약속한 임대주택 50만 호 공급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0일 한국일보가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H의 임대주택 운영손실은 1조9,649억 원에 이른다. 역대 최대다. 올 상반기엔 8,654억 원의 손실을 봤다.

손실 규모는 그야말로 급증하는 추세다. LH의 임대주택 운영 손실 규모는 2000년대 초반 300억 원 안팎이었다가 10여 년 만인 2019년 1조2,883억 원을 찍으며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그런데 불과 3년 만에 운영 손실 규모가 2조 원 수준까지 불어난 것이다.

이는 LH가 관리하는 임대주택 재고가 100만 호 수준으로 늘면서 관련 비용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LH가 벌어들인 임대수익은 1조4,000억 원 수준이지만 이를 관리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3조4,558억 원으로 수입보다 2.4배나 많다. 여기에 2018년 1.2% 수준이었던 LH 공공임대 장기 공실 비율이 올해 8월 말 기준 4%(3만8,901가구)까지 치솟은 데 따른 손실도 만만찮다.

LH토지주택연구원은 관련 연구 보고서에서 "사업을 지속할수록 적자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LH 재고 주택의 17%가 15년 이상 된 노후 주택이라 앞으로 유지비가 더 빠르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LH 임대 운영 손실이 3조 원대를 돌파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더구나 현 정부 계획대로 임대주택 50만 호를 추가로 공급할 경우 2028년 재고 임대주택은 200만 호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연구원은 추산했다. 결국 LH 적자를 줄이려면 임대료를 높이고 정부 지원을 늘려야 하는데, 이는 세입자와 국민 부담으로 이어진다. 임대주택의 딜레마인 셈이다.

이에 정부가 공급량에만 집착할 게 아니라 공실을 줄이기 위한 촘촘한 임대주택 전략을 세우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개월 이상 된 빈집이 주택 재고의 2% 이상이면 공실에 따른 임대료 손실 등으로 LH도 타격을 받는다. 올 6월 말 기준 주요 임대 유형별 장기 미임대 비율을 보면 행복주택(9%), 영구임대(7.2%), 국민임대(2.6%) 등 모두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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