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추락사 관련 러 조사위 보고 결과 발표
"시신서 수류탄 파편...외부 충격 받은 증거 없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러시아 우드무르트 공화국 이젭스크에서 러시아 군수산업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젭스크=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브게니 프리고진 전 바그너그룹 수장의 사망을 초래한 비행기 추락 사고 희생자들 시신에서 수류탄 파편이 발견됐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무장 반란 시도 2개월 후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은 프리고진에 대한 ‘암살 의혹’을 부인하면서, 탑승자들 간 내부 문제가 있었음을 암시한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본회의에 참석해 “최근 프리고진이 탑승했던 비행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러시아 조사위원장의 보고를 받았다”며 “사망한 탑승자들 시신에서 수류탄 파편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를 조사한 전문가들이 비행기가 외부 충격을 받은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비행기가 외부에서 격추당한 게 아니라, 내부 수류탄 폭발에 의해 추락한 것이라고 시사한 셈이다. 다만 AP통신은 “푸틴의 주장일 뿐, 그 진위를 따로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수행했던 프리고진은 지난 6월 러시아군 지휘부를 비판하며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코앞까지 진군했으나,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 시도 하루 만에 철수했다. 그리고 두 달 만인 지난 8월 23일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하던 그의 전용기가 추락했고,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 임원 등 10명의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지난 8월 말 러시아 트베리 지역의 쿠젠키노 마을 근처에서 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등이 사망한 전용기 추락 사건의 잔해와 시신이 담긴 가방을 인부들이 옮기고 있다. 쿠젠키노=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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