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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 최초 사례... '제1야당 대표 영장심사' 받은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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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 최초 사례... '제1야당 대표 영장심사' 받은 이재명

입력
2023.09.2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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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 짚고 느릿한 걸음... '묵묵부답' 출석
'백현동 배임·대북송금·위증교사' 혐의 다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형사법정에 서서, 자신의 인신 구속을 두고 검찰과 한판 승부를 벌였다. 제1야당 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검찰과 이 대표 간 치열한 법정 다툼은 일과시간을 훌쩍 넘겨 저녁에서야 끝났다.

이 대표의 영장심사는 26일 오전 10시 7분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시작됐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위증교사 혐의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뇌물·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1일 국회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지 닷새 만인 이날 심사가 이뤄졌다.

24일 만에 단식을 중단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8시 31분 검은 정장 차림에 지팡이를 짚은 채 회복치료 중인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서영교·천준호·고민정 의원 등과 짧은 인사를 나눈 뒤 곧장 차량에 탑승했다. 이 대표를 태운 차량은 예정된 심사 시각(오전 10시)을 넘긴 오전 10시 3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서관 후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차량에서 홀로 내린 이 대표는 오른손엔 지팡이를, 왼손엔 '국회' 마크가 그려진 우산을 들고 느릿한 걸음으로 법정으로 향했다. 별도 부축은 받지 않았다.

이 대표는 앞서 6차례 검찰 출석 때마다 "정치검찰의 조작 수사"라며 일장연설을 한 것과는 달리, 이날은 묵묵부답이었다. '영장심사를 받게 된 심경이 어떠냐'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어떻게 방어할지' 등 취재진 질문이 쏟아졌지만, 이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일절 답하지 않았다. 내딛는 발걸음에만 시선을 둔 채 법원 청사로 들어갔다.

법정 안에선 검찰과 이 대표 측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 측은 검사 8명이 출석해 구속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대표 측에서는 6명의 변호인단이 방어에 나섰다.

유 부장판사는 이날 '백현동-대북송금-위증교사' 순서로 양측 주장을 듣고 난 뒤 궁금한 점을 묻는 순서로 심사를 진행했다. 이 대표도 일부 직접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사가 장시간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 40분 정도 점심시간이 주어져, 이 대표는 미음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이재명 당대표님 힘내세요'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이재명 당대표님 힘내세요'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뉴시스

법정 밖에서도 종일 열띤 장외전이 펼쳐졌다. 법원청사 앞 삼거리에서는 이 대표의 무죄를 주장하는 지지자들과 그의 구속을 촉구하는 보수단체가 둘로 나뉘어 각각 "민주주의 지켜내자" "이재명 구속"을 외쳤다.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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