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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혼돈에 반색하는 국민의힘... "새 리더십은 위협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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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혼돈에 반색하는 국민의힘... "새 리더십은 위협적"

입력
2023.09.22 04:30
수정
2023.09.22 08: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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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관계자 "부결보다 가결이 더 호재"
민주당 새 리더십 세우면 국민의힘에 악재 돌변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개표 중 김기현 대표를 향해 '가결'을 뜻하는 오케이 손짓을 하고 있다. 뉴스1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개표 중 김기현 대표를 향해 '가결'을 뜻하는 오케이 손짓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21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불확실성이 가중됐다. 민주당 분열이 격화돼 일단 국민의힘이 주도권을 쥔 국면이지만, 악재를 딛고 수습에 성공하며 민주당이 새 리더십을 세울 경우 여당에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지도부 관계자 "부결보다 가결이 더 호재"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본보 통화에서 "체포동의안 부결보다 가결이 더 큰 호재"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구속된다고 민주당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이 대표를 옹호했던 민주당이 갑자기 말을 바꿔 이 대표를 손가락질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비호하는 것도 이상하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이런 딜레마를 적극 파고들 것"이라고 말했다.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 간의 갈등 끝에 당이 쪼개질 경우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까지 나온다. 윤희석 대변인은 통화에서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 한 명이 국민의힘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여파가 작지 않았다"며 "합리적인 비이재명계 의원 10명만 국민의힘으로 넘어오면 총선 구도가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관측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새 리더십 세우면 국민의힘에 악재 돌변

다만 여당에 악재로 돌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이 조기 수습에 나선 뒤 새 리더십을 세워 '뉴 민주당'으로 환골탈태하는 경우다. 한 비명계 인사는 "일각의 '옥중공천' 설은 당의 시스템을 우습게 보고 하는 말"이라며 "이 대표가 구속되면 리더십은 바뀔 수밖에 없다"고 장담했다. 그는 "한동안 극렬 지지층의 비명계 공격으로 혼란이 불가피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을 것이고, 당의 분열 또한 원로들이 나서서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 민주당은 '이재명의 민주당'조차 지지율 면에서 압도하지 못했던 국민의힘에 총선을 앞두고 최대 위협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 상황이 정리가 되고 김부겸 전 국무총리 같은 중도적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전면에 나선다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도 “나라 살림을 책임진 여당이 민주당의 내홍에만 집착하면서 지금처럼 이념만 강조하면 반사 이익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도 중도·무당층의 마음을 얻기 위한 쇄신 경쟁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열린 국민의힘 긴급 최고위원회에서도 "중도층과 수도권, 여성, 2030 세대를 어떻게 설득하고 더욱 더 동질감을 가질 것인지 고민할 시간이 왔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와 거리 두던 윤 대통령, 野에 손 내밀지 주목...영장 기각 시 여권에 역풍

이 대표와 거리를 뒀던 윤 대통령의 태도 변화 가능성도 주목된다. 한 여당 재선 의원은 “윤 대통령은 정상적인 민주당 대표가 나오면 한 달에 두 번이라도 함께 식사를 하면서 적극적으로 협치에 나설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정부·여당이 이 대표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인 '문재인 정부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이 대표 구속으로 인한 여야 해빙 분위기 조성은 섣부른 기대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와 달리 법원이 이 대표의 영장을 기각한다면 판은 완전히 뒤집힌다. 민주당은 사법리스크를 상당 부분 떨어낸 이 대표가 민주당을 이끌면서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경우 정부·여당은 상당한 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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