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마흔 이후 30년... '평생 현역'도 가능하다

입력
2023.09.25 04:30
수정
2023.09.25 15:21
25면
0 0

편집자주

인생 황금기라는 40~50대 중년. 성취도 크지만, 한국의 중년은 격변에 휩쓸려 유달리 힘들다. 이 시대 중년의 고민을 진단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해법들을 전문가 연재 기고로 모색한다.

경제 : <2> 중년 재취업, 희망과 현실의 괴리

40~50대, ‘평생 현역’ 위한 골든 타임
새롭고 다양한 포트폴리오 작성해야
지원 정책, 수요ㆍ공급자 ‘맞춤형’으로

9월 13일 서울 광진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일자리박람회에서 한 중년 구직자가 직업교육 관련 홍보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9월 13일 서울 광진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일자리박람회에서 한 중년 구직자가 직업교육 관련 홍보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하버드대 중년 전문가 윌리엄 새들러는 저서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에서 우리 생애를 4 단계로 나눴다. 그리고 그중 가장 긴 기간을 차지하는 ‘제3 연령기’(Third Ageㆍ40~70대 중반)를 제2의 인생 출발점으로 봤다. 새들러는 “마흔 이후 인생의 새로운 성장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진단과 이를 토대로 한 자신의 경력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년기를 길어진 노년기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시기로 봤다.

디지털 전환 등 기술 변화는 개인적으로도 여러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40~50대 중년기는 바로 그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골든 타임이다.

서울시 중장년 지원 정책 요구 순위

서울시 중장년 지원 정책 요구 순위


중년 재취업 시장의 현실

대한민국 중년은 조기 퇴직, 불안정한 연금, 자녀와 부모 사이에 낀 높은 부양 부담, 높은 임시직 비율 등 많은 불안 요소에 노출돼 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기대수명은 83.6세로 길어졌고, 일자리, (사회적) 관계, 재무, 건강 등 노년기(65세 이후 15년 이상) 대비책에 대한 중요성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지난해 중·장년 서울시민 5,2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일자리 분야의 정책 지원 요구(87.8점)가 가장 높았고 △디지털 격차 해소 △교육 훈련 순이었다. 모든 연령층에서 ‘일자리 지원’ 요구가 가장 높았다. 경제 활동 지속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넘어가면서 지원정책 우선순위가 크게 달라졌다. 앞서 언급한 ‘골든 타임’과 관련이 있다. 40대는 ‘노후 준비’를 중요시한 반면, 50대 이후에는 디지털 격차 해소와 교육 훈련 지원을 더 많이 요구했다.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

요컨대 중년들은 주된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이직하더라도 계속 일하기를 희망한다. 실제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감소했지만 중년 취업자는 오히려 증가했다.

주된 일자리 근속 기간

주된 일자리 근속 기간


평생 현역을 위하여

평생 현역이란, ‘한 직장에서 정년까지 일한다’는 뜻은 아니다.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고 다른 업체로 이직해 경력을 유지할 수도 있고, 새 직무로 재취업을 한 뒤 나이와 관계없이 계속 일하는 상태를 뜻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나의 경력 상태를 진단하고 직업 역량을 점검하며, 더 나아가 ‘직업 생애’를 재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평생 현역’을 준비할까. 다양한 개인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면서 지원 정책을 찾아보자. 필자는 대기업 상무 출신의 A씨를 부하직원으로 만나 2년간 같이 일한 적이 있다. 영화 ‘인턴’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물론 A씨는 △영화 속 로버트 드 니로보다 훨씬 젊은 58세였고 △인턴이 아닌 계약직이었으며 △필자는 앤 해서웨이보단 경력이 있는 팀장이었다.

동기들보다 승진이 빨랐다는 A씨는 50대 초반에 갑자기 계약 해지됐다. 정년퇴직을 예상했던 그가 그렇게 빨리 퇴직하게 되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계약 만료 통지를 받고 이력서를 무려 100통이나 썼지만 서류 통과에도 실패했다”고 당시 막막했던 상황을 토로했다. 아무리 대기업 임원 출신이라도 준비되지 않은 퇴직자를 받아줄 노동시장은 없었다.

A씨는 그러나 뒤늦게라도 자신만의 경력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명퇴 후 2년간 지자체, 중앙정부 등의 인턴십 등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에 참여해 ‘새로운 내공’을 쌓았다. 이 경력을 바탕으로 계약직이지만 공공기관 사무직으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이후 2년 근무를 마친 뒤엔 6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기술직 자격증까지 취득, 또다시 재취업해 ‘평생 현역’의 길을 걷고 있다.

이런 개인의 노력과 함께 중장년 재취업 지원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그간 관련 정책과 사업은 적정 업무 능력ㆍ기술을 갖춘 중장년을 기업체와 연계하는 ‘일자리 매칭’에 초점을 맞춘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등을 맞아 노동시장에서 요구되는 기술 수준과 업무 유형은 급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 정책은 개인맞춤형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개인 직업 역량을 점검하고, 고용 업체와 취업 지원자의 요구에 맞는 직업 능력 개발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확대돼야 한다.



황윤주 (서울시 50플러스재단 사업전략팀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