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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경비대 괴롭히던 깔따구, 알고 보니 독도에만 있는 신종 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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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경비대 괴롭히던 깔따구, 알고 보니 독도에만 있는 신종 모기

입력
2023.09.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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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생물 조사로 ‘독도점등에모기’ 명명
올해 말 국가 생물종 목록 등록 예정

2013년 8월 독도경비대원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독도=국회사진기자

2013년 8월 독도경비대원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독도=국회사진기자

독도경비대에 여름과 초가을은 유독 힘든 계절이다. 지독한 흡혈 벌레들이 경비대원과 방문객을 물기 때문이다. 빛을 향해 모이는 특성이 있어 경비대 숙소에 득실대지만 깨알만큼 작아 방충망이나 모기장으로 막기가 어렵다. 독성이 강해서 한번 물리면 상처가 곪고 흉터가 남는다. 이 벌레를 피하기 위해 대원들은 한여름에도 긴팔 옷과 마스크를 쓰고 야간 경계근무를 선다.

이 벌레의 독한 면모는 1954년 독도의용수비대원으로 활동했던 고 김영복씨의 증언에도 나온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이 곤충에 대해 “여름에 양말을 두세 켤레를 신어도 뚫어서 무는데 한두 달 가도 낫질 않았다”며 “육지에 있는 모기떼와는 달라 대쑥을 뜯어 불을 피워도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을 통한 연구 결과 이 곤충은 독도에만 살고 있는 모기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이 신종모기를 ‘독도점등에모기’로 명명하고 최근 곤충학 국제학술지에 투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올해 말 국가생물종 목록에도 등재할 예정이다.

독도점등에모기 성충 암컷(위)과 수컷.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독도점등에모기 성충 암컷(위)과 수컷.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그동안 이 벌레는 몸집이 2~3㎜로 작다는 이유로 깔따구로 오인돼 왔다. 그러나 주둥이가 퇴화해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깔따구와 달리 독도점등에모기 수컷은 입으로 식물의 즙이나 꿀을 먹는다. 특히 암컷은 수컷보다 덩치가 크고 턱과 이빨이 발달해 척추동물의 피부를 찢고 피를 빤다. 생명력도 강하다. 유충은 부패한 동물 사체가 있는 물웅덩이에서 서식할 정도로 오염된 환경에서도 잘 견디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독도경비대원들을 괴롭히고 있는 곤충의 실체를 70여 년 만에 밝힌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대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등에모기류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관리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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