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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러시아 방문 시 특별열차 이용할 듯… 10일 새벽 출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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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러시아 방문 시 특별열차 이용할 듯… 10일 새벽 출발 가능성

입력
2023.09.06 04: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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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블라디보스토크 방문 시 20시간 이상 소요
'신변 안전'에 방점 두고 육로로... '움직이는 요새'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찾아 위성기술 협력 논의할 듯

2019년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차 방중을 위해 평양에서 특별열차인 '태양호'에 탑승해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2019년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차 방중을 위해 평양에서 특별열차인 '태양호'에 탑승해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오는 10~1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에도 전용기가 아닌 특별열차를 이용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포럼 장소가 2019년 4월 북러 정상회담이 열렸던 극동연방대 캠퍼스인 만큼 4년 전의 이동수단과 동선을 답습할 공산이 크다.

김 위원장은 2019년 당시 '백두혈통'을 위한 특별열차인 '태양호'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은 그해 4월 24일 새벽 태양호를 타고 평양을 출발, 오전 10시 40분 북러 접경지역인 하산역에 들러 환영행사를 가진 뒤 오후 6시쯤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하산역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역까지 철로는 327km인데, 7시간가량 걸렸으니 열차 속도는 시속 47㎞ 정도인 셈이다. 북한과 러시아의 철로 체계가 달라 열차 바퀴를 교체하는 작업에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도 시속 60㎞에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평양에서 두만강까지 평라선-함북선-두만강선을 거치는 북한 내 이동 거리는 853㎞. 열차 속도를 시속 60㎞로 감안하면 14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다. 이에 당시 김 위원장은 4월 23일 밤 또는 24일 이른 새벽 심야를 이용해 평양을 떠난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 동선은 이번에도 유사할 전망이다. 10일 오전 블라디보스토크 도착을 목표로 한다면, 9일 밤 또는 10일 이른 새벽에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그간 전용기인 '참매 1호' 대신 '태양호'를 즐겨 이용해 왔다. 육로로 이동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항공기는 이륙 후 항공 운항 추적 애플리케이션에 운항 경로가 노출돼 격추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열차는 상대적으로 신변 안전 관리가 용이하다. 태양호는 전체 열차 외벽과 창문, 바닥이 방탄소재로 만들어져, 폭탄이 터져도 끄떡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 레이더 탐지에 걸리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췄으며 박격포를 무장해 만일의 사태에도 대비했다. 또 위성통신 장비도 갖춰 집무를 보는 데도 전혀 불편함이 없어 '움직이는 요새이자 집무실'로 불린다. 김 위원장이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당시 3, 4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는 비행기 대신 60여 시간이 걸리는 열차를 선택한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다. 회담이 모스크바에서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는데, 이 경우엔 전용기를 이용할 수 있다.

북한이 85일 만에 두 번째 군사정찰 위성을 발사한 지난 8월 24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85일 만에 두 번째 군사정찰 위성을 발사한 지난 8월 24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번 방러 일정 중 블라디보스토크의 러시아태평양함대사령부와 북쪽으로 약 1,500㎞ 떨어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4일 북한이 85일 만에 시도한 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실패한 뒤 곧바로 10월 3차 발사를 예고한 것도 믿는 구석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대가로 사전에 러시아로부터 위성 발사 기술 협력을 약속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러 정상회담의 군사적 의제는 북한이 러시아에 미사일 등을 공급하는 대신 러시아의 위성 기술을 전수받는 것"이라며 "북한은 10월 10일 당 창건 78주년을 전후해 3차 위성발사에 나서며 대외적 존재감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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