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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1년...양극재 대미 수출 191% 늘었지만 원료 댄 중국으로 돈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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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1년...양극재 대미 수출 191% 늘었지만 원료 댄 중국으로 돈 흘러갔다

입력
2023.09.0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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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 58억 달러 흑자...대중국 원료 적자 51억 달러
리튬·전구체 중국 의존도 높아

미국 테네시주에 지을 LG화학 양극재 공장 예상 조감도. LG화학 제공

미국 테네시주에 지을 LG화학 양극재 공장 예상 조감도. LG화학 제공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대미(對美) 양극재 수출액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재는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다. 그러나 양극재 수출로 번 돈이 리튬, 전구체 등 핵심 원료 화합물을 대는 중국으로 상당 부분 빠져나가고 있어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5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지침이 우리나라 배터리 공급망에 미칠 영향' 보고서에서 상반기 우리나라의 이차전지 양극재 수출액이 74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양극재 수출은 2019∼2022년 연평균 77.7%의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국에 공장 지은 배터리 기업들... IRA로 양극재 수출 급증

한국무역협회 제공

한국무역협회 제공


양극재 수출이 최근 수년 동안 급증한 건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등에 배터리 공장을 지은 영향이 크다. IRA에 따르면 미국에서 전기차가 친환경차 세액 공제를 받으려면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여야 하고 배터리 핵심 광물 40% 이상이 미국 또는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채굴 또는 가공돼야 한다. 미국 재무부는 3월 시행 지침에서 양극재를 핵심광물 가공 과정으로 분류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배터리 공장을 지은 우리 기업들의 양극재 대미 수출 증가에 IRA가 긍정적 영향을 줬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미국 미시간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2025년 애리조나에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GM과 혼다, 현대차와의 합작 공장도 여럿 가동 중이거나 건설하고 있다. SK온도 미국 조지아에 9.8기가와트시(GWh), 11.7 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이고 포드와 합작한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도 세운다. 삼성SDI 역시 GM, 스텔란티스와 합작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미국 인디애나주에 이르면 2025년 준공한다.

이런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대미 양극재 수출은 12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1.4% 늘었다. 우리나라의 전체 양극재 수출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4%에서 2022년 11.7%, 올해 상반기 16.6%로 계속 느는 추세다.

하지만 양극재 수출이 늘수록 원료가 되는 리튬과 전구체 수입이 늘어 리튬과 전구체 수입 대부분을 의존하는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는 나빠지고 있다.

보고서는 올해 상반기 양극재 수출로 58억1,000만 달러의 무역 흑자를 냈지만 중국에서 리튬과 전구체 수입으로 각각 21억1,000만 달러, 30억 달러 적자를 냈다고 지적했다. 양극재 무역 흑자의 88%가 원료를 사기 위해 중국으로 흘러간 셈이다. 우리나라 리튬 무역 적자의 59%, 전구체 무역 적자의 97%가 중국에서 났다.



배터리 광물 공급망 늘리고 국내 생산시설 투자해야

그래픽=김문중 기자

그래픽=김문중 기자


보고서는 "IRA 시행에 따른 배터리 공급망 재편은 단기적으로 한국 배터리 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글로벌 진출 전략 강화와 미국의 전기차·배터리 산업 육성 정책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2025년부터 비율과 관계없이 배터리에 '해외 우려 기관'에서 조달한 핵심 광물을 쓰면 안 되는데 미국 정부는 관련 세부 지침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 우리 기업과 합작한 중국 기업이 '우려 기관'에 이름을 올려 세액공제 대상에서 빠지면 "최악의 경우 사업을 철회하거나 다른 파트너를 구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다.

보고서는 다만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전구체 투자를 늘리며 수입액이 다소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5년(2018~2022년) 동안 전구체 수입액은 연평균 250.3%에 달했지만 올 상반기 중 증가율은 전년 대비 10.2% 증가에 그쳤다. 10월부터 전남 광양에서 호주산 경암형 리튬(스포듀민)을 수산화리튬으로 정제할 수 있는 설비가 가동되면서 수산화리튬에 대한 대중 의존도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호주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로 호주에서 채굴된 리튬은 IRA상 적격 핵심 광물로 판정받기에 유리하다.

고성은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양극재와 전구체의 생산 내재화와 리튬 등 주요 광물의 조달처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어쩔 수 없이 미국 내에서 만들어야 하는 배터리 부품에 대해서는 서둘러 대미 투자를 결정하고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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