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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여의도 30분' 오세훈의 수상버스, '대박'일까 '쪽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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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여의도 30분' 오세훈의 수상버스, '대박'일까 '쪽박'일까

입력
2023.09.05 04:30
수정
2023.09.05 09: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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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9월 운항 목표, 운영 업체와 공동협력 협약
市 "김골라·5호선과 비교해도 탑승 시간 경쟁력"
선착장 접근성·대중교통 연계성 낮으면 무용지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월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스강에서 런던의 동서를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 중 하나인 '리버버스'를 체험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월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스강에서 런던의 동서를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 중 하나인 '리버버스'를 체험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의 출퇴근 혼잡도 완화 대책 중 하나로 제시한 통근용 수상버스(리버버스)의 운항을 내년 9월쯤 시작할 수 있도록 본격 준비에 나선다. 서울시와 경기 김포 경계에 있는 아라한강갑문 선착장에서 한 번에 200명을 태울 수 있는 수상버스를 타면 여의도까지 교통체증 없이 30분 만에 갈 수 있다. 그러나 선착장까지의 접근성과 대중교통 연계성, 기상 요인으로 인한 운항 불발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실제 사업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란 전망도 나온다.

수상버스 위해 제도 정비, 시설물 확충

서울시는 4일 한강 수상버스를 운영할 ‘이크루즈’가 속한 이랜드그룹과 공동협력 협약을 맺고 내년 9월 운항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김포시와 맞닿은 서울 강서구 개화동 아라한강갑문 선착장에서 여의도까지 오가는 노선(편도 30분)이 생긴다. 김포골드라인을 쭉 이용하거나 김포골드라인을 타다가 김포공항에서 지하철 5호선으로 갈아타 여의도로 이동하는 시간과 수상버스 탑승 시간을 비교하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운항 간격은 출퇴근 시간대 기준 15분이다. 수상버스가 선착장에 도착(접안)한 뒤 이용객이 안전하게 승하선하고 다시 출발(이안)하는 시간을 고려할 때 최적의 간격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김포와 서울을 잇는 광역 노선과 더불어 서울 시내 마포ㆍ여의도ㆍ잠원ㆍ잠실 등 주요 주거지역, 업무지역, 관광지역을 서로 연결하는 수상버스 노선의 운영도 검토 중이다.

시는 수상버스 이용객 편의를 위한 제도 정비와 시설물 확충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용요금은 정해진 게 없지만 현재 3,000원인 광역버스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하되 버스ㆍ지하철 등 육상 대중교통과 같은 교통카드로 결제하고 환승 할인도 받을 수 있도록 인천시ㆍ경기도 등과 협의할 계획이다. 선착장에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시내버스 노선을 신설ㆍ조정하고 필요하면 차량이 한강 둔치로 쉽게 도착할 수 있도록 도로 정비도 병행할 예정이다. 선착장 주변 따릉이 스테이션 설치, 자전거ㆍ개인이동수단(PM) 휴대 탑승도 준비한다. 시는 선착장 위치, 운항노선, 운항시간, 선착장 접근성, 이용요금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위해 지난달부터 ‘리버버스 운영 활성화 방안 용역’을 진행 중이다. 주요 주거ㆍ업무지역 이동수요 등을 분석해 연내 운영 방안을 확정하고 내년 1월부터 기반시설 설계, 공사에 착수한다.

김포시민 "5호선 연장·GTX 조기착공이 근본 해결책"

오세훈(오른쪽 세 번째) 서울시장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한강 리버버스 사업 추진 공동협력 협약식'에 참석해 최종양(왼쪽 세 번째) 이랜드그룹 부회장과 협약 체결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오른쪽 세 번째) 서울시장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한강 리버버스 사업 추진 공동협력 협약식'에 참석해 최종양(왼쪽 세 번째) 이랜드그룹 부회장과 협약 체결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그러나 서울시 청사진처럼 김포시민들이 수상버스를 애용해 ‘지옥철’로 악명 높은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가 획기적으로 낮아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우선 소요시간이 관건이다. 한 번에 선착장까지 갈 수 있는 대중교통 노선이 없는 시민들은 수상버스를 이용하지 않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선착장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시가 약속했지만 수요층을 모두 만족시키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시가 지난달 마련한 출퇴근용 동행버스(김포 풍무동~김포공항 운행)도 혼잡도는 낮아 쾌적하지만, 김포공항역까지 소요시간이 지하철(김포골드라인)의 2, 3배라 이용자가 많지 않다. 한때 야심 차게 추진했던 한강 수상택시도 선착장까지의 접근성과 대중교통 연계성에 실패해 지금은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포시민 김모(47)씨는 “선착장과 가까운 고촌읍 거주자들은 수상버스 이용을 고려해볼 것 같지만, 풍무동 사우동 등으로 선착장과 멀어질수록 번거로워 굳이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고개를 갸웃했다. 김포시민 온라인 커뮤니티엔 “도착지인 여의도에서 직장까지의 연결 교통편이 있는지도 고려 대상” “선착장과 가장 가까운 역인 고촌역에서 바로 환승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그나마 효과가 있을 것” 등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날씨라는 변수까지 감안해야 한다. 여름 장마철이나 겨울에 한강이 결빙될 경우 안전상 이유로 운항이 제한될 수 있어서다. 강모(45)씨는 “기껏 선착장에 갔는데 운행을 안 한다고 하면 출근길에 큰 낭패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적잖은 김포시민들은 지하철 5호선 연장 및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 D) 조기 착공 등 시가 근본적인 해결책에 더욱 힘써주기를 원하고 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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