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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방류 열흘 지났지만 해소되지 않는 우려... 국정 동력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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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방류 열흘 지났지만 해소되지 않는 우려... 국정 동력 발목 잡나

입력
2023.09.04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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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수산물 시식으로 해소 안 돼
무당·중도층 우려에 색깔론으로 대응
'외교 성과' 강조한 윤 대통령에게 부담

윤석열 대통령이 8월 3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 회식당에서 구매한 수산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8월 3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 회식당에서 구매한 수산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3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한 지 열흘째를 맞았지만 오염수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들이 우려하는 지점을 세심하게 설명해야 할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은 물론 정부가 부족한 점을 채워야 할 야당이 오염수 방류를 지나치게 정쟁의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는 배경이다.

정치권은 이날도 오염수를 둘러싼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무기한 단식을 선언하며 오염수 저지 투쟁을 이어갔고,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외교적 자해행위"라는 비난을 반복했다. 국민이 우려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야 할 대통령실은 오염수 방류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노량진 수산시장 방문과 대통령실 구내식당 수산물 제공 등 대외 홍보성 행보에만 그치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염수 방류로 우리나라의 해양과 수산물이 오염될까 걱정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5%가 '걱정된다'고 밝혔다. '걱정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22%에 불과했다. 특히 정치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무당층이나 중도층에서 '걱정된다'는 반응이 더 높은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무당층과 중도층에선 '걱정된다'는 응답이 각각 84%, 79%이었고 '걱정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각각 14%, 19%였다. 민주당 등 야권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조차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이 같은 우려를 '가짜뉴스' 혹은 '야당발 선동'에 따른 결과로 규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후쿠시마에 대해 나오는 것 보십시오. 도대체가 과학이라고 하는 것을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그러는 사람들"(지난달 28일), "공산전체주의 세력과 기회주의적 추종세력, 반국가세력은 반일감정을 선동한다"(지난 1일) 등의 진영 간 갈라치기 식 발언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들의 불안을 이해하려고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야당과 한편인 이들로 배격한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담화문을 통해 "가짜뉴스가 아닌, 정부와 과학을 믿어 달라"고 당부해도 좀처럼 메아리가 없는 배경이다.

이 같은 강경하고 색깔론 일변도의 대응은 윤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평가는 59%로, 긍정평가(33%)를 크게 웃돌고 있다. 문제는 윤 대통령의 부정평가에 대한 가장 큰 이유로 오염수 방류(21%)를 꼽았다는 점이다. 이는 전주 조사 대비 10%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반면 윤 대통령의 긍정평가에 대한 가장 큰 이유로 꼽힌 외교(19%)는 전주 대비 9%포인트 급감했다.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추진하면서 점수를 쌓아온 것을 오염수 방류 이슈로 까먹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주 아세안·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으로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윤 대통령으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다수 국민들의 불안을 가짜뉴스나 색깔론으로만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오염수 방류는 시작됐고, 그럼에도 풀지 못한 아쉬움 또한 없을 수 없다"며 "총리의 대국민담화가 국민을 설득하지 못했다면, 윤 대통령이 진솔한 언어로 국민에게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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