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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성인용품 가게 가고 딸 앞에서 플러팅…'파격의 엄마' 전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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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성인용품 가게 가고 딸 앞에서 플러팅…'파격의 엄마' 전혜진

입력
2023.08.23 06:00
수정
2023.08.23 07:31
22면
0 0

"'나 아직 죽지 않았어'란 은미, 엄마 아닌 사람 그 자체"
평범하지 않은 모녀 관계로 가족의 의미 묻는 '남남'
특별한 엄마 은미 연기한 배우 전혜진 인터뷰

배우 전혜진은 2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은미라는 캐릭터가 너무 좋아 '남남'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엄마를 연기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은미구나. 은미가 아니고선 이렇게 (행동하지) 못하지'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웃었다.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배우 전혜진은 2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은미라는 캐릭터가 너무 좋아 '남남'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엄마를 연기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은미구나. 은미가 아니고선 이렇게 (행동하지) 못하지'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웃었다.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엄마 은미(전혜진)는 스물아홉 살의 딸 진희(수영) 앞에서 남자들에게 추파를 던진다. 성적 욕망까지도 애써 감추지 않는 엄마를 보며 딸은 친구에게 "네가 봐도 우리 엄마 좀 이상하지?" 하며 고민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이내 딸은 다정히 엄마와 함께 성인용품을 사러 나선다. 말 그대로 은미는 엄마지만 엄마처럼 굴지 않는다. "처음부터 '은미'라는 캐릭터가 너무 좋았어요. 은미는 '나 아직 죽지 않았어'라는 태도로 살잖아요. '이런 엄마도 있을 수 있구나' 했어요. 저도 엄마를 연기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냥 은미구나. 은미 아니고선 이렇게 못 하지' 했죠." 2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남남' 종영 인터뷰에서 만난 배우 전혜진(47)의 말이다.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남남'에서 10대에 딸을 낳은 미혼모인 김은미(전혜진)는 원가정에서 가정폭력의 피해를 겪으며 자랐다. 제대로 된 가족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하지만 본인만의 방식으로 딸과의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 KT스튜디오지니 제공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남남'에서 10대에 딸을 낳은 미혼모인 김은미(전혜진)는 원가정에서 가정폭력의 피해를 겪으며 자랐다. 제대로 된 가족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하지만 본인만의 방식으로 딸과의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 KT스튜디오지니 제공

은미란 캐릭터는 독특하다. 예컨대 딸의 생부인 진홍(안재욱)과 다시 연애하지만 그에게 아빠의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진홍에겐 "(진희는) 내 딸이다", 진희에게는 "너는 (진홍과) 아무 상관 없어"라며 선을 긋는다. "시청자들이 은미를 싫어할까 봐 걱정했었다"던 전혜진에게도 은미는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전혜진은 너무나도 능청스럽게 은미라는 옷을 입었다.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2019)의 송가경과 같은 이지적인 커리어 우먼이나 '비밀의 숲2'(2020)의 경찰 최빛처럼 냉정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그에게 볼 수 없었던 얼굴이다. "저를 깨부수는 게 필요했어요. 대본 속 은미가 '왜 이런 행동을 할까' 계속 이해해 나갔는데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밝고 강한 '은미다운 모습'은 결핍에서 나온 게 아니었을까 싶더라고요." 극 중 은미는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견딘 생존자이자 미혼모다.

배우 전혜진은 22일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드라마 '남남'에서 은미를 연기하면서 스스로를 깨부수는 게 필요했다"면서 "대본 속 은미가 '왜 이런 행동을 할까' 계속 이해해 나갔는데,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밝고 강한 '은미다운 모습'은 결핍에서 나온 게 아니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배우 전혜진은 22일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드라마 '남남'에서 은미를 연기하면서 스스로를 깨부수는 게 필요했다"면서 "대본 속 은미가 '왜 이런 행동을 할까' 계속 이해해 나갔는데,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밝고 강한 '은미다운 모습'은 결핍에서 나온 게 아니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드라마 '남남'은 평범하지 않은 은미의 삶을 통해 가족의 진짜 의미를 묻는다. 은미와 진희를 함께 키운 건 은미의 절친한 친구 미정(김혜은)이었듯 남도 가족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철없는 은미를 돌보는 진희를 보면서 엄마에 대해 가졌던 우리의 고정관념을 돌아보게 한다. 전혜진 역시 "딸과 엄마의 다양한 관계를 드라마 속에 녹여 좋았다"면서 "지지고 볶고 안 볼 듯 싸우다가도 또 아무렇지 않게 은미의 방식대로 딸의 속옷을 숨기는 것으로 복수하고 풀리는 것 등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엄마와 딸이 이렇게도 대화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는 후기가 반가웠다고도 했다.

"갈증을 느끼다 로맨스와 코미디가 함께 있는 은미를 만나 신나게 연기했다"던 전혜진의 연기 스펙트럼은 은미로 인해 더 넓어졌다. "저도 제 안에 (은미 같은) 그런 모습이 있는지 몰랐지만 좋은 동료들이 뒷받침해 줘서 신나게 연기했어요. 다음엔 코미디까지 가볼까 싶기도 한데, 좀 밝고 재미있고 누가 될지 모르지만 무언가 특별한 게 있는 캐릭터를 만나면 좋겠어요."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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