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20일 후쿠시마 원전 시찰
"어민 대표와 면담 후 최종 시점 결정"
"22일 각의 결정, 이달 내 개시 유력"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방류 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0일 후쿠시마 제1원전을 시찰한 후 "21일 어민들을 만나고 (개시 시점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오염수 방류에 대한 한국·미국의 지지 의사를 확인한 만큼 속도를 내겠다는 뜻이다.
일본 언론들은 "이달 내 방류를 시작할 것”이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하면서 이르면 2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방류 시점이 확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미일 정상회의 통해 오염수 방류 이해 깊어져"
기시다 총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직후 오염수 방류에 대해 “국가적 판단을 할 최종 단계가 됐다”고 말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윤석열 대통령이 3국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오염수 방류 절차) 점검 결과를 신뢰한다”고 답한 것을 두고 "일본 정부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큰 힘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선 오염수 문제가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윤 대통령이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예상을 깨고 윤 대통령이 사실상 방류를 양해하는 입장을 밝힌 것을 일본 정부는 반겼다. “처리수의 안전성에 대한 한국·미국의 이해가 깊어졌다”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이 요미우리에 실렸다.
도쿄전력은 21일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방류를 위한 설비를 외국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준비를 마친 희석·방류 설비의 모습. 후쿠시마=EPA 연합뉴스
"현지 어민의 이해 얻지 못한 채 방류 강행"
기시다 총리가 방류 버튼을 누르기 전에 유일하게 남은 관문은 일본 어민 설득이다. 2015년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현 어민들에게 “(어민 등)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오염수를) 처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현지 어민들은 방류에 여전히 반대한다. 다만 전국 어민을 대표하는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는 반대 수위를 조금씩 낮춰 왔다. 협회 측이 21일 기시다 총리와 만나면 좀 더 전향적인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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