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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만에 분양가 1억 뛰어도 인파"... 청약 흥행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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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만에 분양가 1억 뛰어도 인파"... 청약 흥행의 역설

입력
2023.08.19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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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에도 청약 흥행
시행사 과감히 분양가 인상
아파트 분양가 1년 새 12%↑

서울의 한 재건축 단지에서 작동 중인 크레인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한 재건축 단지에서 작동 중인 크레인 모습. 연합뉴스

정부 규제 완화와 원자잿값 인상 등의 여파로 아파트 분양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고분양가에도 청약 인파가 몰리며 흥행하자, 시행사들이 더 과감히 분양가를 올리는 추세다.

같은 면적 분양가 1억씩 급등

최근 분양한 단지들을 살펴보면 분양가 상승 추세가 뚜렷하다. 14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이문1구역)에 선보인 '래미안라그란데'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10억 원대(10억200만~10억9,900만 원)로 3.3㎡당 분양가는 3,285만 원이다.

이는 4월 초 인근 동대문구 휘경동(휘경3구역)에서 분양한 '휘경자이디센시아'보다 1억 원 이상 (전용 84㎡ 기준) 비싸다. 휘경자이 평균 분양가는 3.3㎡당 2,930만 원으로 전용 84㎡는 8억2,000만~9억7,000만 원 선이었다.

휘경자이는 올해 이문휘경 뉴타운에 선보이는 3개 재개발 단지 중 첫 주자인 데다 시세 대비 분양가도 저렴하게 책정돼 1순위 평균 57대 1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이처럼 흥행이 확인되자 뒤이어 분양한 래미안라그란데 분양가가 4개월 만에 1억 원 이상 뛴 것이다. 그런데도 휘경자이보다 높은 청약 경쟁률(평균 79대 1)을 기록했다.

이문휘경 뉴타운 마지막 주자인 이문아이파크자이는 이르면 내달 분양에 나설 걸로 예상한다. 총 가구수가 4,321가구(일반분양 1,483가구)에 달해 강북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단지다. 업계에선 이문아이파크자이 시행사인 이문3구역조합이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분양가를 높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3.3㎡당 분양가가 못해도 3,400만 원은 웃돌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그래픽=김대훈 기자

그래픽=김대훈 기자

업계 관계자는 "조합에서도 미분양 리스크가 크게 줄었다고 보고 있다. 과감하게 분양가를 올릴 여지가 커졌다"고 말했다. 만약 이문아이파크자이 3.3㎡당 분양가가 3,400만 원 후반으로 책정되면, 이문휘경 뉴타운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반년 만에 20% 가까이 뛰게 되는 셈이다.

서울과 경기 주요 입지에서 분양가 상승이 특히 가파르다. 6월 경기 의왕시 내손동의 인덕원퍼스피엘 3.3㎡당 평균가격은 3,177만 원 수준으로, 인근 지역에서 지난해 9월 분양한 인덕원자이SK뷰(3.3㎡당 2,976만 원)보다 3.3㎡당 201만 원 높다.

이달 초 경기 광명시 광명동에 선보인 '광명센트럴아이파크(광명4구역 재개발)'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12억7,000만 원 수준이었는데, 이는 인근에서 올 5월 청약을 받은 같은 면적의 광명 자이더샵포레나(9억8,000만~10억4,550만 원)보다 1억 원 가까이 비싸다.

"전국구 청약…착한 마케팅 필요 없어"

연초 미분양 우려에 몸을 사리던 업계는 흥행 분위기에 적극 편승하는 모습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GU)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623만 원으로 1년 전보다 11% 뛰었고, 서울은 같은 기간 13% 급등했다.

한 분양대행사 임원은 "청약 규제 완화로 전국 어디든 유주택자까지 청약이 가능해져 입지가 좋은 곳이라면 분양가가 높아도 미분양 리스크가 크게 줄었다"며 "조합들이 '착한 분양가 마케팅'을 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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