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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환 감독의 '메리 드라이버'가 살아 숨 쉬는 이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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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환 감독의 '메리 드라이버'가 살아 숨 쉬는 이유 [인터뷰]

입력
2023.08.1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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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진행된 백승환 감독 인터뷰
'메리 드라이버: 더 뮤지컬', 제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경쟁부문(한국경쟁장편) 초청

백승환 감독이 '메리드라이버:더뮤지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한국일보 DB

백승환 감독이 '메리드라이버:더뮤지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한국일보 DB

나이든 여성이 들고 있는 꼬깃꼬깃해진 팸플릿에서는 공연에 대한 진심이 느껴졌다. 기다려왔던 공연 시간을 소중하게 즐기고 주름진 종이로 그 여운까지 담아가고 싶었으리라. 백승환 감독이 직접 본 광경이다. 이 여성의 모습은 '메리 드라이버: 더 뮤지컬'의 은경으로 구현됐다. 실제로 본 인물들의 모습과 경험을 캐릭터로 녹여내니 작품이 살아 숨 쉴 수밖에 없게 됐다.

백승환 감독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영화 '메리드라이버:더뮤지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메리 드라이버: 더 뮤지컬'은 대리기사와 손님으로 만난 세 남자의 인연을 빌려 한국 근현대의 문화와 풍경을 춤과 노래로 전달하는 뮤지컬 영화다.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은 '메리 드라이버: 더 뮤지컬'은 제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경쟁부문(한국경쟁장편)에 초청됐다.

'메리 드라이버: 더 뮤지컬' 은경 캐릭터의 비밀

백승환 감독이 과거를 회상했다. 한국일보 DB

백승환 감독이 과거를 회상했다. 한국일보 DB

'메리 드라이버: 더 뮤지컬'의 시작은 '대리 드라이버'였다. 백 감독은 대리기사를 불러 차를 타고 가다 일어난 일을 녹여내 러닝타임 30분의 '대리드라이버'를 만들었다. 작품은 제17회 미쟝센단편영화제 경쟁부문 희극지왕과 제43회 독립단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았다. 백 감독은 이 작품을 장편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메리 드라이버: 더 뮤지컬'의 배우들은 3개월 동안 피나는 연습을 거듭했고 소극장을 단 하루 빌려 카메라 4대를 두고 촬영했다. 이 이야기를 전하던 백 감독은 "상업 영화도 아니고 사비로 찍은 거다. 무대 배우들을 모시고 찍은 거라 더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캐릭터에는 그가 실제 본 여성의 모습이 녹아들었다. 백 감독은 "극장에 혼자 오신 어머니들이 영화나 공연을 소중하게 보시고 꼬깃꼬깃 팸플릿 접어 가는 모습을 봤다. '공연이나 콘텐츠를 만들 때 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더라"고 했다. '메리 드라이버: 더 뮤지컬' 속 청소부 은경(정은경)은 뮤지컬 할인 포스터를 보며 돈을 쪼개 공연을 보러 가고자 결심하는 인물이다. 백 감독은 "사실 우리 어머니도 투영돼 있다. 어머니가 장민호 가수의 콘서트에 가실 때 가장 기뻐하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백승환 감독의 '누적 시스템'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메리 드라이버: 더 뮤지컬'은 제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찾게 됐다. 백 감독은 "무대 예술과 영상 예술의 경계에 대한 탐구에 관심이 많다. '메리 드라이버: 더 뮤지컬' 같은 영화가 많이 없지 않나. 영화제 관객 분들이 우리 영화를 궁금해해 주시는 듯하다"면서 기쁜 마음을 내비쳤다. 무대 예술을 사랑하는 그는 대학로에서 공연을 선보일 날을 위해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큰 규모의 뮤지컬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백 감독은 '메리 드라이버: 더 뮤지컬'에 대해서도 "무대에서 땀을 흘리는 배우들과 같이 만들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백 감독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춘 배우들이 유난히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더블패티'로 작업했던 신승호와는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으로 다시 호흡을 맞춘다. 정영주 유병훈 조달환과도 거듭 힘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백 감독은 "배우분이 안 하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누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웃었다. 그러면서 "한 번 작업한 분하고 안 좋아진 경우가 없다. 그래서 계속 모시는 중이다. 그간 좋은 분들을 모셨기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사석에서 이야기하고 먹고 마시며 그분들이 쓰는 얼굴들을 보게 되는 듯하다. 그러다가 숨은 매력을 알게 되면 다음 작품 때 그 배우분을 상상하고 모시게 된다"고 설명했다.

백승환 감독의 꿈

백승환 감독이 목표를 밝혔다. 한국일보 DB

백승환 감독이 목표를 밝혔다. 한국일보 DB

'메리 드라이버: 더 뮤지컬'은 백 감독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작품일까. 그는 "내게 영화는 업이고 공연은 동경이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공연을 업으로 하겠다는 작은 선언이다"라고 답했다. 물론 영화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 신승호 한지은 박명훈 전소민이 출연하는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을 완성도 높게 선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고 강태진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조국과 민족'을 준비하고 있다. 백 감독은 "임권택 감독님은 100편 넘는 영화를 찍지 않았나. 그렇게 하긴 어렵겠지만 매년 작품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백 감독은 자신의 꿈을 잊지 않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중이다. 그는 "내 얘기를 남기고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글이 이면지로 남지 않도록 영화가 폴더에 파일로 남지 않도록 '영화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감독이 선보일 살아 숨 쉬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꾸준히 스크린을 수놓을 전망이다.

한편 '메리 드라이버: 더 뮤지컬'은 12일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최초 공개 후 오는 14부터 IPTV와 홈초이스 디지털케이블TV VOD, KT 스카이라이프, 티빙, 네이버 시리즈온, 구글플레이,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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