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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반격, 영토 탈환 역부족”… 서방 외교관들의 냉정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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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반격, 영토 탈환 역부족”… 서방 외교관들의 냉정한 평가

입력
2023.08.09 01:30
수정
2023.08.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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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최신 전황 듣고 온 고위 관리들 전언 소개
“교착 타개 가능성 희박… 러 방어 뚫다 큰 피해”
“기대와 다른 결과가 동맹 내 균열 촉발” 우려도

7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에서 구조대원들이 러시아 공습으로 다친 주민을 이송하고 있다. 포크로우스크(우크라이나)=AFP 연합뉴스

7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에서 구조대원들이 러시아 공습으로 다친 주민을 이송하고 있다. 포크로우스크(우크라이나)=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기대를 품고 반격에 나섰지만 전황으로 미뤄 러시아 점령지를 탈환하기에 역부족일 것이라는 냉정한 평가가 우크라이나 편인 서방 진영 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최신 정보 브리핑을 듣고 온 미국 등 서방 고위 관리들의 전언을 소개했다.

CNN이 인용한 이들의 진단은 대부분 비관적이었다. 한 서방 고위 외교관은 “앞으로 몇 주간 여전히 그들(우크라이나)은 진전을 이룰 기회가 있는지 계속 가늠해 보겠지만, 교착 국면을 타개할 진전이 실제 만들어질 가능성은 극도로 희박해 보인다”고 CNN에 털어놨다.

우크라이나 기갑부대를 훈련시키는 미군 지휘관을 유럽에서 만나고 최근 돌아온 마이크 퀴글리 미 하원의원(민주·일리노이)은 “내가 받은 브리핑은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것이었다”며 “지금은 (우크라이나에) 전쟁 중 가장 힘든 시기”라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가 직면하고 있는 최대 난관은 러시아군이 동부와 남부 전선에 몇 겹으로 구축해 놓은 다층 방어선이다. 지뢰 수만 개와 광범한 참호망을 뚫어 내는 데 큰 애를 먹고 있다. 이를 돌파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막대한 병력 손실을 입었고, 사령관들은 재편성과 사상자 축소를 위해 부대의 진격을 중지시켜야 했다.

다른 서방 고위 외교관은 “러시아군이 갖춘 여러 겹의 방어선 가운데 맨 앞의 라인조차 우크라이나군은 깨뜨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앞으로 몇 주간 전투를 지속한다 해도 최근 7, 8주에 걸쳐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그들이, 더욱이 더 줄어들 병력으로 갑자기 실마리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최신 전황 평가는 반격 개시 당시의 낙관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게 CNN의 분석이다. 애초 비현실적이었던 기대가 이제 도리어 서방 일부가 우크라이나에 평화 협상을 서둘러 시작하라고 압박하는 데 필요한 동기를 제공하기도 한다는 게 서방 관리들의 개탄이다. 협상에는 우크라이나가 끔찍이 싫어하는 영토 포기 가능성 고려도 포함된다. 퀴글리 의원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군인들을 희생시켜 시간을 살 수 있다”고 했는데, 시간은 ‘인해전술’을 펼 수 있는 푸틴 대통령의 편이라는 뜻이다.

정말 장기전은 푸틴 대통령에게 유리할 공산이 크다. 기대와 다른 결과가 우크라이나 측과 서방 지원 세력이 서로 책임을 미루게 만들고, 그런 식으로 동맹 내 균열을 촉발할 개연성이 있다는 게 일부 서방 외교관의 우려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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