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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쫓다가 다른 남성 '푹'... 서현역 흉기난동 참혹했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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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쫓다가 다른 남성 '푹'... 서현역 흉기난동 참혹했던 상황

입력
2023.08.03 22:30
수정
2023.08.03 22:44
2면
0 0

서현역 AK플라자엔 온통 핏자국이
범인 차량도 타이어,유리창 등 파손
당시 영상에는 '묻지마' 정황 담겨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소재 대형 백화점에서 시민 대상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소재 대형 백화점에서 시민 대상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긴 정말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충격적이에요."

3일 오후 8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 앞. 이 근방에서만 30년 넘게 살았다는 주민 성모(68)씨는 놀란 가슴을 주체하지 못했다. 깨끗하고 안전한 신도시라고 자부했던 분당의 주민들은 차량 돌진과 흉기 난동이 이어진 '묻지마 범죄'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흉기 난동 피의자 최모(23)씨는 흉기를 휘두르기 전 모닝 차량을 몰고 서현역 앞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현장에 남아 있는 차량의 앞쪽 타이어는 바람이 빠져 있었고, 정면 유리창도 심하게 파손돼 있었다. 뒷자리 유리에는 충돌 당시의 급박함을 보여주듯 누군가의 손자국이 찍혀 있었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에 앞서 용의자가 몬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연합뉴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에 앞서 용의자가 몬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연합뉴스

이후 최씨는 차량을 역사 앞에 세워둔 채 오후 5시 55분쯤 백화점으로 향해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특히 당시는 퇴근 시간이라 사람들이 지하철역에 몰린 상황이어서 행인들이 많았고, 그래서 인명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사건 당시의 긴박함은 시민들이 촬영한 영상에도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당시 영상을 보면, 최씨는 마스크를 낀 채 검은 후드티를 입고 후드 모자를 뒤집어쓴 모습이었다.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바지와 신발 역시 검은색 계열로 맞춰 착용했다.

동영상에선 최씨가 특정인을 대상으로 흉기를 휘두른 게 아니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사람들에게 해를 가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최씨는 백화점 내부에서 한동안은 도망가는 여성의 뒤를 쫓다가, 해당 여성이 좌측으로 방향을 틀고 도주하자 다른 남성의 등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다른 범행 상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한 주민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최씨가) 소리를 지르고 방방 뛰어다니면서 흉기를 휘둘렀다"며 "누가 보면 신나서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3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서현역 인근 백화점 1번 게이트 앞 일반도로에 뿌려져 있는 핏자국. 장수현 기자

3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서현역 인근 백화점 1번 게이트 앞 일반도로에 뿌려져 있는 핏자국. 장수현 기자

시민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들을 통해서도 당시의 처참한 모습이 드러났다. 사진에는 부상자로 보이는 이들이 피를 흘리며 누워 있는 모습, 주변 사람들이 급하게 응급조치를 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었다.

사건 발생 이후 몇 시간이 지난 이날 밤에도 서현역은 충격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사건이 발생한 AK플라자는 경찰관들이 노란색 질서유지선(폴리스라인)을 쳐 들어갈 수 없었지만, 주변에는 당시 상황을 짐작케 하는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었다. 백화점 1번 게이트 앞 일반도로에는 핏자국이 여기저기 발견됐고, 2번 게이트 앞 의자에도 피 묻은 휴지들이 나뒹굴었다.

길을 가던 시민들은 현장 소식을 듣고 입을 틀어막거나 백화점 안을 하염없이 쳐다봤다. 서현역에서 잇따라 일어난 묻지마 차량 돌진과 흉기난동 이후 백화점 근방은 상황을 통제하려는 경찰관들과 근심스럽게 현장을 지켜보는 시민들이 뒤엉켜 혼잡한 모습이었다.

이서현 기자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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